경찰 ‘집회 선점’ 기획 의혹/특정인·기업에 “신고 해라” 유도

경찰 ‘집회 선점’ 기획 의혹/특정인·기업에 “신고 해라” 유도

입력 2003-11-12 00:00
수정 2003-1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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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특정인과 특정 기업에 광화문 일대 주요 장소에 미리 집회 신고를 내도록 유도한 사실이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외국공관 100m 이내 집회금지’ 조항에 대한 위헌 결정을 내린 지난달 30일,종로구 의회 김모 의원은 종로경찰서 정보과 직원으로부터 ‘집회 신고를 내달라.’는 전화 부탁을 받고 베트남 대사관 근처 감사원 주변에 집회 신고를 낸 것으로 11일 밝혀졌다.김 의원은 “30일 저녁 8시30분쯤 배 경장이 ‘집회 신고를 내달라.’고 요청,‘지금 구파발에서 식사중이라 못 간다.’고 대답하자 ‘신고서를 대신 작성해 줄 테니 다음날 경찰서에 찾아와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또 같은 날 미 대사관 뒤편에 다른 단체보다 앞서 집회신고를 낸 대림산업도 경찰의 도움을 얻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오후 4시쯤 대림산업 직원은 민원실에 방문 접수도 하지 않은 채 정보2계 사무실에서 집회 신고서를 접수했다.

이와 관련,민주노동당 중구지구당 유병규 사무국장은 “정보2계 사무실에서 경찰이 앞에 있던 양복 입은 사람에게 ‘대림산업에서 왔으면 따라 오라.’고 말했다.”면서 “이후 ‘미대사관 쪽에 집회 신고를 할 수 있느냐.’고 물으니 ‘힘들 것 같다.’고 대답했다.”고 밝혔다.

한편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는 특정 단체가 집회장소를 장기간 선점하는 것을 막기 위해 현재 집회 48시간 이전에 신고하도록 된 관련 규정을 10일 이전으로 고치는 내용의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을 통해 국회에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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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두걸기자 douzirl@
2003-11-12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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