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對北정책 변화 예고/美 ‘탈북자 수용’ 안팎

부시, 對北정책 변화 예고/美 ‘탈북자 수용’ 안팎

입력 2003-10-04 00:00
수정 2003-10-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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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백문일특파원|북한으로부터 대규모 난민을 발생시켜 궁극적으로 북한체제의 몰락 내지 전복을 유도한다는 구상은 부시행정부 내 강경파 일각에서 꾸준히 거론돼온 것이다.하지만 국무부 고위 당국자가 탈북자를 대규모로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이를 위한 예산배정까지 한 것은 부시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본격적인 변화를 예고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물론 지금까지 탈북자들의 난민지위 부여에 반대해온 중국과의 합의가 중대 고비로 남아 있다.하지만 아서 듀이 차관보가 2일 2004 회계연도 난민수용 계획을 기자들에게 설명하면서,탈북자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고 공개 확인한 것은 미 행정부쪽 입장정리가 끝났음을 의미한다.

의회가 지난 8월 탈북자들의 미국 내 정착을 돕기 위한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이와 관련된 예산지출 권한을 가진 국무부의 고위관리가 탈북자 수용태세를 밝힌 것은 처음이다.

콜린 파월 국무장관이 수천명의 탈북자를 받아들이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한 적은 있다.그러나 최대 2만명에 이르는 ‘예비적난민수용 규모’를 2004년 예산지출 계획에 포함시켜 북한과 부탄 난민에게 할당한 것은 이례적이다.

특히 듀이 차관보의 발언은 탈북자 수용에 반대해온 중국과의 합의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어서 더욱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듀이 차관보는 지난 8월 베이징을 방문,중국정부와 이 문제를 깊숙이 논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중국과의 협상이 ‘미묘한 단계(delicate stage)’에 있다고 말해 뭔가 진전이 있음을 시사했다.중국은 그동안 탈북자에 줄곧 강경한 입장을 유지했으며 최근 북한과의 접경에 군대를 배치,베이징 정권이 탈북 저지에 강경입장을 취하는 게 아니냐는 추측을 자아내고 있다.

탈북자 지원은 부시 행정부 내 강경파들이 북한 주민들의 ‘엑소더스’를 유발,종국적으로는 평양 정권을 내부로부터 붕괴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해온 측면이 강하다.

북한이 핵문제에 강경입장을 고수하는 시점에서 미국이 탈북자 수용을 밝힌 것은 일종의 ‘대북 압박용’이라는 지적도 있다.그리고 북한 핵문제에 있어 중국의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하는 대 중국 메시지가 포함돼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미국은 앞서 중국이 북한과의 접경지역에 대규모 수용소를 설치하고 이들을 지원하도록 촉구했으나,중국은 탈북사태만 재촉할 뿐이라며 거부감을 표시했다.몽골도 중국과의 관계 때문에 선뜻 수용소 설치를 받아들이지는 못하고 있다.

중국과의 협상이 이뤄져도 실제 미국이 받아들일 수 있는 탈북자 규모는 일부분에 그칠 것이란 예상이다.그럼에도 일단 탈북자들의 미국행 물꼬가 트일 경우,이는 북한정권에 대단한 충격파를 던질 가능성이 높고 아울러 북·미 관계도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진행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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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p@
2003-10-04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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