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이라크파병 ‘안개속’

유엔 이라크파병 ‘안개속’

입력 2003-09-18 00:00
수정 2003-09-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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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을 끌어들여 ‘이라크 수렁’에서 벗어나려는 미국의 구상을 놓고 관련국간 막바지 협상이 한창이다.이라크에 대한 다국적군 파병과 전후 복구비 분담 등을 골자로 한 유엔결의안 처리문제를 놓고 안보리 상임이사국간 결의안 초안 조율작업이 진행중이다.

결의안의 통과와 그 내용은 미국으로부터 전투병 파병 요청을 받고 있는 한국의 선택에도 결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미국이 작성한 결의안은 내주중 처리를 위해 이르면 17일(현지시간) 유엔안보리에 상정될 예정이다.

그러나 그 전도를 낙관하기만은 어렵다.일부 안보리 상임이사국들이 내심 파병 자체를 내켜하지 않는 데다 유엔과 다국적군간 관계설정 등에 대해 이견의 편차도 아직 큰 형편이다.

●다국적군 지휘체계 싸고 미국과 프랑스·독일간 입장차 여전

아무래도 아쉬운 쪽은 미국이다.이라크전 종전 선언 이후에도 사상자가 계속 누적되고 있고 재건비용마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까닭이다.

부시 대통령은 7일 의회에 차기 회계연도 테러대책비 명목으로 870억 달러를 요청했지만 미국내 여론은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다.내년 봄 이라크 주둔병력의 대폭 교체를 앞둔 부시 행정부로선 다국적군 참여가 절실하다.

지금까지 전해지는 소식은 미국의 입장에서 보면 장밋빛은 아니다.13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 외무장관과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의 회담은 입장 차만 확인한 채 끝났다.이라크 전후 처리과정에서 다국적군 지휘체계문제,이라크주권회복문제 등에서 프랑스,독일과 미국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은 것이다.

유엔의 모자만 씌운 채 미군이 지휘권을 유지하는 다국적군 편성이라는 미국의 결의안 초안이 벽에 부딪힌 셈이다.이라크 신정부 수립 때까지 미국 주도의 과도행정처(CPA)의 통치권 존속 등에 대해서도 다른 상임이사국들이 냉담한 반응이었다고 한다.

이로써 유엔 결의안을 이미 파병을 요청해 놓은 20여개국을 다국적군에 참여시키는 기폭제로 삼으려는 미국의 복안이 차질을 빚게 됐다.현재 일본,터키,스페인,불가리아 등 14개국이 파병을 약속해 놓고 있다.안보리 상임이사국중에서는 이라크전에 참전한 영국이 1200명 규모 추가 참여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고.러시아와 프랑스는 유엔 승인하에 파병에 응할 뜻을 시사중이다.독일,멕시코 등은 현재 파병에 부정적이나 결의안이 통과된 뒤에는 유동적이 될 여지가 남아 있다.

●이라크인에 주권이양 방법·시기 놓고도 이견

오는 20일로 예정된 독일과 프랑스,영국 등 3개국 정상회동이 결의안의 향방을 점칠 수 있는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독일·프랑스 등 반전국들이 이라크 전후 처리에 본격 참여할 명분을 모색할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이 경우 이라크 과도정부에 주권을 이양할 시기 문제에 대한 타협이 관건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이와 관련,장 다비드 르비트 주미 프랑스 대사는 최근 이라크에 대한 조속한 주권이양을 거부하고 있는 미국과의 타협책으로 프랑스는 이라크에 대한 “상징적인 주권 이양”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애드벌룬을 띄운 바 있다.

그러나 새 이라크 결의안이 통과되더라도 주요 반전국들이 파병이나 비용 분담 등 의미있는 기여를 하게 될 가능성 적어 보인다는 관측도 있다.독일과 프랑스의 입장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을 경우 그렇다는 것이다.

일단 안보리 결의안 통과가 우선과제지만 주요 관련국들간 입장차가 여전해 결의안 통과 뒤에도 다국적군의 조속한 추가파병,경제지원이 이루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어두운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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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영 박상숙기자 kby7@
2003-09-18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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