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노갑씨 “주민번호 몰라”/현대 첫공판… 변호인 “정신 공황”

권노갑씨 “주민번호 몰라”/현대 첫공판… 변호인 “정신 공황”

입력 2003-09-17 00:00
수정 2003-09-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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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비자금 200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에 대한 첫 공판이 서울지법 형사3단독 황한식 부장판사의 심리로 16일 오전 10시 열렸다.황 판사는 짧은 인정신문 후에 별다른 심문없이 앞으로의 공판일정을 정하고 공판을 마무리했다.

변호인측은 수사기록을 열람하거나 복사하는 데 검찰이 비협조적이라며 강하게 불만을 토로했다.이석형 변호사는 “법정 공방을 제대로 하려면 수사기록을 한참 전에 넘겨줬어야 하는데 검찰이 공판을 하루 앞두고 겨우 30장 정도를 복사해줬다.”면서 “변론을 전혀 준비하지 못했으니 공판을 연기해 달라.”고 말했다.검찰은 “지난 8일 복사를 요청해 이튿날 기록을 가져가라고 통보했다.”면서 “변호인측이 15일에야 기록을 복사한 것은 검찰의 잘못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검찰과 변호인측의 공방이 진행되는 동안 권 전 고문은 앞을 응시하거나 고개를 숙이고 상념에 잠겨 있었다.쥐색 양복에 안경을 쓴 권 전 고문은 미소를 띠고 법정에 들어섰으나 인적사항 등을 제대로 답변하지 못해 좌중을어리둥절하게 했다.황 판사가 주민등록번호를 묻자 “잘 모른다.”고 말한 뒤 “30년생이니 30으로 시작하면 맞을 것”이라고 답했다.주민등록번호를 불러주자 “맞는 것 같다.”며 어눌하게 말했다.이어 주소나 본적 등도 아파트 이름이나 번지를 틀리게 답해 황 판사가 계속 되물어야 했다.

이에 대해 이 변호사는 “검찰의 여론몰이식 수사로 권 전 고문이 현재 정신적 공황상태에 놓여 있다.”면서 “국민 대다수가 권 전 고문이 금품을 수수했다고 믿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정은주기자 ejung@

2003-09-17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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