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해임안 가결/‘DJ 햇볕전도사’ 임동원 이어 김두관 마저 ‘魔의 9월 3일’

김두관 해임안 가결/‘DJ 햇볕전도사’ 임동원 이어 김두관 마저 ‘魔의 9월 3일’

입력 2003-09-04 00:00
수정 2003-09-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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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3일….

2001년 이날.국민의 정부 햇볕정책의 전도사 임동원 통일부장관의 해임건의안이 국회를 통과했다.그리고 만 2년이 지난 2003년 이날 참여정부의 ‘리틀 노무현’ 김두관 행자부장관에 대한 국회 해임건의안이 가결됐다.임동원 해임안과 김두관 해임안은 단순히 같은 날짜에 의결됐다는 시기상의 공통점만 지닌 게 아니다.두 사람은 각각 김대중(DJ) 전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비전을 상징하는 인물이다.임 전 장관은 DJ가 최대 업적으로 꼽는 햇볕정책의 산파이자 대북정책의 총책이었다.김 장관 역시 노 대통령이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지방분권화의 사령탑이다.

해임안 가결을 전후한 정국의 혼란상도 유의미한 대목이다.

임 전 장관 해임안 가결은 DJP공조의 공식 파기를 의미했다.자민련 김종필 총재가 DJ에게 등을 돌려 국민의 정부 출범 후 3년여간 지속돼 온 2여1야 구도가 1여2야,여소야대의 불안정 구도로 전환됐다.이는 정권이 바뀐 지금까지도 정국구도의 기본틀로 자리하고 있다.

여당인 민주당 분당과 함께 노 대통령을 뒷받침할신당 탄생을 눈앞에 두고 있다.노 대통령의 당적 향배를 지켜봐야겠지만 2여2야(신당,민주당 대 한나라당,자민련)이든,1여3야(신당 대 한나라당,민주당,자민련)이든 여소야대의 기본틀 속에서 정국이 새 질서로 재편되고 있는 것이다.

두 해임안은 각각 2002년 대선과 2004년 총선을 한 해 앞두고 이뤄진 공통점도 지닌다.2001년 당시 DJ는 국회의 해임안 가결을 받아들여 임 전 장관을 해임했으나 곧바로 그를 청와대 외교안보통일특보로 임명,야당과의 정면승부에 나섰다.노 대통령도 “왜 김 장관을 해임하라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거부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문제는 해임안 처리 이후 정국이다.DJ는 임기 말에 맞은 여소야대 구도 속에서 급격히 레임덕(권력누수)에 빠졌다.한나라당의 각종 폭로와 의혹 제기로 두 아들이 구속되면서 사실상 정국 주도력을 상실했다.

노 대통령은 취임 6개월을 갓 넘긴 임기 초반이라는 점에서 DJ와는 상황이 다르다.다만 지지율이 DJ가 레임덕에 빠진 임기 후반 때와 비슷한 40%대로 떨어진 점이 우려스러운 대목이다.한나라당은 이미 노 대통령이 해임 결의를 거부할 경우 정권퇴진운동에 나설 것임을 천명해 놓고 있다.여야간 극한대치가 예고돼 있는 셈이다.

진경호기자 jade@
2003-09-0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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