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안검사로 오래 재직했던 이상형 검사가 최근 ‘나라종합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로 변신했다.
KAL기 폭파사건,서경원 의원 밀입북 사건 등 80∼90년대에 굵직한 대공사건을 맡았던 그는 올해 초 명예퇴직했다.한때 동기생중에서 선두를 달렸던 이 변호사는 시대가 바뀌면서 공안의 ‘멍에’를 쓴 셈이 됐다.서울 삼성동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시원시원한 말투와 활달한 표정에는 변함이 없었다.
“참 바쁩니다.변호사 업무를 배운다는 생각으로 일합니다.일선 검사 때 워낙 일이 많았기 때문에 바쁜 게 차라리 편합니다.”
이 변호사는 아침 6시에 일어나 간단한 체조나 등산을 한 뒤 출근한다.상담이나 변론요지서 작성을 하나하나 꼼꼼히 보다보니 검사 시절보다 피곤함이 갑절이라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이 변호사는 전국에 안가본 산이 없을 정도로 등산광이다.
“(법률사무소의)‘얼굴마담’ 아니냐.”고 묻자 이 변호사는 “제 얼굴 뭐 볼 게 있습니까.”라고 반문하며 웃었다.이 변호사가 ‘나라’의 대표로 오게 된 것은 공동대표로 있는 경기고 동문 최춘근 변호사의 권유를 받았기 때문이다.사표낸 뒤 제안이 와서 5분 만에 승낙했다고 한다.
이 변호사는 사표를 내며 가족들에게 알리지도 않았다.동기생들은 승승장구할 때 한직에서 맴돈 지난 몇년간에 대해 불편한 마음을 훌훌 다 털었다면서도 섭섭한 마음은 감추지 못했다.이 변호사는 89년 서경원 의원 밀입북 사건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을 북측으로부터 1만달러를 받은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또 운동권이었던 강금실 법무부장관의 남편을 국가보안법으로 구속했었다.그는 “사적인 감정은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없고 양심과 법률에 따라 사건을 처리했을 뿐”이라면서 “그분들도 저의 판단과 결정에는 동의하지 못해도 사적인 감정은 없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국민의 정부가 출범한 뒤 서 의원 방북사건에 대한 재수사가 이뤄지면서 이 변호사는 검사 신분으로 검찰에서 강도높은 조사를 받았다.그는 당시를 회상하며 “형사소추 대상이 안되는 대통령과 일개 검사를 붙여두고 수사를 한다는 것 자체가 난센스”라고 했다. 공안폐지론까지 나오고있는 현실에 대해 질문을 하자 이 변호사는 “공안은 국가의 근본을 수호하는 역할을 한다.”면서 “시대변화에 따라 필요성은 아무래도 떨어지겠지만 그렇다고 부정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한마디로 이 변호사의 생각은 사회의 근간을 지탱해주는 것이 바로 공안이라는 것이다.
“요즘은 너무 모든 것을 부정만 하려 합니다.현재의 기준으로 과거를 재단한 뒤 다 없애자는 식으로 말합니다.그건 역사에 대해서 건방진 태도라 생각합니다.”
이 변호사는 국가보안법 개폐 문제와 관련해서는 “참 오해가 많은 문제다.우리 헌법 3조에는 영토조항이 있다.여기서 한반도 전체를 우리 영토로 정해두고 있다.뒤집어 말하면 법률적으로 한국 안에 북한이라는 거대한 이적단체가 존재하고 있는 모양이다.이런 상황에서 국가보안법 폐지 주장은 성립되기 힘들다.”고 말했다.
형사법에 통합해도 충분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헌법을 고쳐서 북한을 법률적으로 우리 외부에 있는 타자(他者)로 인정한다면 얼마든지 형사법 체계로의 통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조태성기자 cho1904@
KAL기 폭파사건,서경원 의원 밀입북 사건 등 80∼90년대에 굵직한 대공사건을 맡았던 그는 올해 초 명예퇴직했다.한때 동기생중에서 선두를 달렸던 이 변호사는 시대가 바뀌면서 공안의 ‘멍에’를 쓴 셈이 됐다.서울 삼성동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시원시원한 말투와 활달한 표정에는 변함이 없었다.
“참 바쁩니다.변호사 업무를 배운다는 생각으로 일합니다.일선 검사 때 워낙 일이 많았기 때문에 바쁜 게 차라리 편합니다.”
이 변호사는 아침 6시에 일어나 간단한 체조나 등산을 한 뒤 출근한다.상담이나 변론요지서 작성을 하나하나 꼼꼼히 보다보니 검사 시절보다 피곤함이 갑절이라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이 변호사는 전국에 안가본 산이 없을 정도로 등산광이다.
“(법률사무소의)‘얼굴마담’ 아니냐.”고 묻자 이 변호사는 “제 얼굴 뭐 볼 게 있습니까.”라고 반문하며 웃었다.이 변호사가 ‘나라’의 대표로 오게 된 것은 공동대표로 있는 경기고 동문 최춘근 변호사의 권유를 받았기 때문이다.사표낸 뒤 제안이 와서 5분 만에 승낙했다고 한다.
이 변호사는 사표를 내며 가족들에게 알리지도 않았다.동기생들은 승승장구할 때 한직에서 맴돈 지난 몇년간에 대해 불편한 마음을 훌훌 다 털었다면서도 섭섭한 마음은 감추지 못했다.이 변호사는 89년 서경원 의원 밀입북 사건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을 북측으로부터 1만달러를 받은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또 운동권이었던 강금실 법무부장관의 남편을 국가보안법으로 구속했었다.그는 “사적인 감정은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없고 양심과 법률에 따라 사건을 처리했을 뿐”이라면서 “그분들도 저의 판단과 결정에는 동의하지 못해도 사적인 감정은 없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국민의 정부가 출범한 뒤 서 의원 방북사건에 대한 재수사가 이뤄지면서 이 변호사는 검사 신분으로 검찰에서 강도높은 조사를 받았다.그는 당시를 회상하며 “형사소추 대상이 안되는 대통령과 일개 검사를 붙여두고 수사를 한다는 것 자체가 난센스”라고 했다. 공안폐지론까지 나오고있는 현실에 대해 질문을 하자 이 변호사는 “공안은 국가의 근본을 수호하는 역할을 한다.”면서 “시대변화에 따라 필요성은 아무래도 떨어지겠지만 그렇다고 부정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한마디로 이 변호사의 생각은 사회의 근간을 지탱해주는 것이 바로 공안이라는 것이다.
“요즘은 너무 모든 것을 부정만 하려 합니다.현재의 기준으로 과거를 재단한 뒤 다 없애자는 식으로 말합니다.그건 역사에 대해서 건방진 태도라 생각합니다.”
이 변호사는 국가보안법 개폐 문제와 관련해서는 “참 오해가 많은 문제다.우리 헌법 3조에는 영토조항이 있다.여기서 한반도 전체를 우리 영토로 정해두고 있다.뒤집어 말하면 법률적으로 한국 안에 북한이라는 거대한 이적단체가 존재하고 있는 모양이다.이런 상황에서 국가보안법 폐지 주장은 성립되기 힘들다.”고 말했다.
형사법에 통합해도 충분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헌법을 고쳐서 북한을 법률적으로 우리 외부에 있는 타자(他者)로 인정한다면 얼마든지 형사법 체계로의 통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조태성기자 cho1904@
2003-08-18 1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