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기약없는 비준’/野 “先 농어촌투자”확고 정기국회 처리도 불투명

FTA ‘기약없는 비준’/野 “先 농어촌투자”확고 정기국회 처리도 불투명

입력 2003-07-30 00:00
수정 2003-07-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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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의 국회 비준동의안을 처리하는 전제조건으로 농어촌에 대한 대규모 투자계획이 수립돼야 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해 FTA 처리가 장기화되고 있다.민주당 역시 정부에 떠밀려 관련 입법안을 발의하긴 했지만 내년 총선을 앞두고 미온적인 입장이어서 더욱 그렇다.

한나라당 정책위원회(위원장 이강두)는 29일 주요당직자 회의를 열어 한·칠레 FTA와 내년 중 완료될 세계무역기구(WTO)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에 따른 쌀 시장 추가개방의 파고를 넘기 위해서는 농어촌에 대한 복지,의료,교육 등 종합투자계획이 선행돼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가칭 ‘농어업인 삶의 질 향상 및 지역개발촉진 특별법’으로 추진될 한나라당의 안에는 10년간 약 50조원대의 장기투자 계획이 담겨질 것으로 보인다.현재 정부가 내놓은 ‘FTA 이행지원 특별법’에 따르면 7년간 8000억원을 한·칠레 FTA의 직접 피해자인 포도 등 과수농가에 지원키로 돼 있다.이양희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장은 회의에서 “이것만으로는 피폐된 농촌을 살릴 수도,성난 농민을 달랠 수도 없다.”면서 “향후 10년간 68조원을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성식 제2정조위원장은 “10년간 68조원은 정부 재정 상황을 감안,좀 줄여야 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지난 1991년 우루과이 라운드 개방 당시 농어촌 구조개선 사업에 42조원을 들였던 전례를 고려하면 적정액수를 추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재원마련 방안으로는 농특세 시효 연장을 통한 연간 2조원의 수입과 농수산 수입물의 관세수입 증가분(연간 2조원 추정),농촌 관련기금의 활용 등이 제시됐다.

그러나 정부는 재경부 등에서 대규모 재원마련에 난색을 표하고 있어 결국 한나라당의 방침대로라면 FTA는 8월 임시국회는 고사하고,9월 시작되는 정기국회에서조차 처리될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30일 여야정책조정협의회를 통해 선(先) 농업대책이 필요하다는 데는 일정한 공감대가 형성되겠지만 구체적 액수와 항목에 대해선 여야정 합의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FTA 처리 장기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그만큼 커지고 있다.재계에서는 얼마 전 의원들에게 호소문을 보내 “세계적으로 184개의 FTA가 있는데 수출 위주인 우리나라가 한 건도 없다.”면서 “칠레만 보더라도 FTA 체결국간의 무관세 교역에서 우리만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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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경기자 olive@
2003-07-3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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