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보호’ 푼 정부

‘황장엽 보호’ 푼 정부

입력 2003-07-19 00:00
수정 2003-07-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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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황장엽(사진) 전 북한 노동당 비서를 ‘놓아 주기로’ 결정한 것은 그를 둘러싼 불필요한 소모전을 계속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국정원은 그동안 황씨의 방미를 둘러싸고 미국 정보당국과 신경전을 계속해 왔다.또 국정원의 황씨 보호가 인권 탄압이라는 국내외 일부 단체의 주장도 계속 제기돼 왔다.이에 따라 정부는 그동안 황씨가 집요하게 요구했던 미국 방문만 허용한 것이 아니라,아예 ‘사회 배출’이라는 형식으로 국가정보원이 제공해 온 각종 신변보호와 편의를 함께 해제했다.

지난 1997년 망명한 황장엽씨는 98년 김대중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정부와 갈등을 빚어 왔다.황씨는 “정부가 제대로 대접을 해주지 않는다.”고 불만을 제기했으며 미국 방문을 줄기차게 요청해 왔다.정부는 그러나 북한 정권의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는 황씨가 미국 의회 등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직접 공격할 경우 남북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황씨의 방미를 허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사회배출 결정에 따라 황씨는 그동안누려왔던 각종 혜택도 포기해야 할 상태다.황씨와 그의 비서실장격인 김덕홍 전 북한 여광무역총사장은 실정법상으로는 일반 탈북자이지만,북한의 고위직이었던 점을 감안,그에 상응한 예우를 해왔다.국정원은 테러 등에 대비,수십명의 경호원을 붙여 안가에서 24시간 보호해 왔고 의·식·주 등 생활에 필요한 모든 편의를 지원했다.고급 전용차량은 물론 전문 요리사까지 제공됐다.

황씨는 통일정책연구소 이사장직을 맡고 있으며 이에 상응한 보수도 받고 있다.김영삼 전 대통령 등 국내인사와 앨빈 토플러 등 해외인사도 면담해 왔다.황씨는 망명 이후 ‘나는 역사의 진리를 보았다’ 등 17권을 저술했다.

정부의 사회배출 방침이 정해지자 황씨는 “밖에 나가는 것도 좋다.”,김씨는 “정부 방침에 따르겠다.”고 수용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씨는 미국 학술단체 등의 초청을 받아 오는 9월쯤 미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황씨가 미국을 방문할 경우 돌아오지 않고 망명을 신청할 것이라는 일부의 시각도 있다.그러나 정부 당국자는 “황씨는 영어도 하지 못하는 데다가 미국도 굳이 황씨를 데리고 있을 이유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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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운기자 dawn@
2003-07-19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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