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인공기 소각’ 막는 이유는

경찰 ‘인공기 소각’ 막는 이유는

입력 2003-06-23 00:00
수정 2003-06-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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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기라서가 아니고,집회 도중 군중이 모인 곳에서 무엇이든 불태우는 행위는 집시법상 방화금지 조항을 위반한 것이므로 막을 수 밖에 없습니다.’

지난 21일 오후 서울 시청앞 광장에서 열린 대규모 보수단체 집회에서 “이적단체인 북한의 인공기 화형식을 왜 저지하느냐.”고 따지는 일부 참석자들에게 경찰은 이같이 설명했다.

11만여명이 모인 ‘반핵·반김,한미동맹 강화 6·25 국민기도회’에서 일부 참석자들은 숨겨온 1m×3m 크기의 인공기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진이 새겨진 현수막에 불을 붙였다.그러자 경찰은 소화기로 급히 불을 끈 뒤 인공기 등을 압수했다.이에 일부 참석자들은 “경찰이 좌익화됐다.”고 거세게 항의했다.

지난해 10월 부산아시안게임 때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었다.‘6·25 전쟁 납북인사 가족협의회’ 회원들이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집회 도중 인공기와 김정일 위원장의 사진을 태우려 하자 경찰은 이를 저지했다.당시 북한팀이 파견된 아시아게임의 분위기를 감안할때 경찰로서는 인공기 소각을 막을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실제 이유는 따로 있다.성조기를 불태우면 형법상 외국 국기 모독죄에 해당하지만 북한은 ‘외국’이 아니므로 이 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경찰은 인공기 소각을 막는 법적 근거로 집회·시위에 관한 법률의 방화금지와 경찰관 직무집행법의 위험발생 방지 조항을 근거로 든다.

경찰청 관계자는 “집회 참석자들은 ‘인공기’에 초점을 맞추지만,경찰은 ‘방화’라는 측면에 무게를 두다 보니 ‘좌경화’운운하는 오해가 생긴 것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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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택동기자 taecks@
2003-06-23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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