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자연의 소리

[길섶에서] 자연의 소리

김인철 기자 기자
입력 2003-06-11 00:00
수정 2003-06-11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그곳에는 소리가 있다.간선도로에서 벗어나 들길로 접어든 지 1,2분이나 됐을까.창문을 내리자 갑자기 와글와글 하는 소리가 차 안으로 밀려든다.먹구름이 몰려와 큰 비가 올 듯한 저녁 무렵이면 으레 들었던 그 소리다.개골개골 개굴개굴 와글와글….정말로 오랜만에 듣는 개구리 울음소리에 혼잣말을 한다.“비가 오려나.”

그날 밤 숲에선 뻐꾸기가 울었다.앞산에서 뻐∼꾹뻐꾹 하자,뒷산에서 꾸∼뻑꾸뻑 하고 메아리 친다.인가 외엔 어둠만이 가득한 산골에서 모처럼 듣는 뻐꾸기 울음이 왠지 애처롭다.해서 아내는 우긴다.뻐꾸기가 아니라 ‘울다가 못 다 울면 피를 흘려 운다.’는 두견이라고.

개구리가 장단도 가락도 없이 밤새 울더니 이튿날 새벽 과연 비가 왔다.하지만 산촌의 비는 그냥 내리는 게 아니다.대지와 들풀과 만나 툭∼투둑 탁∼타닥 소리를 낸다.그 소리는 공중에 매달린 채 사는 아파트에선 들을 수 없는 자연의 화음이다.그 소리엔 쫓기듯 사는 우리들에게 때때로 자연으로 돌아가 삶을 반추해보라는 충고가 덤으로 담겨 있었다.

김인철 논설위원

2003-06-11 15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결혼식 생략? '노웨딩'에 대한 여러분 생각은?
비용 문제 등으로 결혼식을 생략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노웨딩에 대한 여러분은 생각은?
1. 결혼식 굳이 안해도 된다.
2. 결혼식 꼭 해야 한다.
-->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