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레드 퀸

[길섶에서] 레드 퀸

우득정 기자 기자
입력 2003-06-07 00:00
수정 2003-06-07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진화론자들은 기생생물과 숙주와의 관계를 ‘레드 퀸(Red Queen) 효과’라고 설명한다.30년 전 미국의 생태학자 리 발렌이 만든 용어다.레드 퀸은 앨리스와 함께 영국의 동화작가 루이스 캐럴의 작품 ‘거울 속의 세계’에 나오는 여왕이다.붉은 여왕 왕국에서는 누구나 전속력으로 달려야 한다.그렇게 하지 않으면 금방 낙오된다.기생생물과 숙주와의 관계도 마찬가지다.기생생물은 어떻게 하든 숙주에 들어붙으려 하고,숙주는 기를 쓰고 기생생물에게서 벗어나려고 한다.

기생생물과 숙주는 전 속력으로 질주하는 탓에 늘 제자리를 맴돈다.필사적으로 달려야만 제자리를 유지하는 붉은 여왕 왕국의 생명체와 같다.

요즘 우리 사회를 보노라면 붉은 여왕 왕국에 사는 게 아니냐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서로가 서로에게 필사적이다.한쪽이 소리를 지르면 다른 쪽에서는 즉시 한 옥타브를 더 높인다.

모두가 피해망상증에 사로잡혀 앞만 보고 내닫는다.실은 제자리에서 뜀박질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우득정 논설위원

2003-06-07 1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불장인 국내증시에서 여러분의 투자성적은 어떤가요?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거듭 경신하며 5000선에 바짝 다가섰다. 연초 이후 상승률은 15% 안팎으로, 글로벌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가파르다. 하지만 개인투자자 수익률은 외국인의 절반에 그치고 있다. 여러분의 수익률은 어떤가요?
1. 수익을 봤다.
2. 손해를 봤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