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 뺨치는 지방공기업 ‘낙하산인사’

‘중앙’ 뺨치는 지방공기업 ‘낙하산인사’

입력 2003-05-26 00:00
수정 2003-05-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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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공기업의 낙하산식 인사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중앙정부 산하 공기업 못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는 자치단체가 인사적체 해소의 출구로 공기업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정년을 1∼2년 남긴 고위공무원을 조기 퇴직시켜 산하 공기업으로 밀어내는 것이 관행이 되고 있다.

게다가 민선단체장이 측근 등 정치권 주변 인사를 논공행상식으로 임용하는 것도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공모제 형식을 띠고 있으나 전문성이나 경영능력과 무관한 인사의 공기업행에 대한 논란이 확산될 전망이다.

경북관광개발공사는 대선 당시 민주당 대구시 총괄단장 등을 지낸 김진태(50)씨를 최근 사장으로 선임했다.

김 사장의 선임은 사장공모제를 처음 도입,관광 전문가를 뽑겠다는 취지와는 전혀 다른 결과라는 지적이다.

공사측은 당초 ▲관광관련 정부투자기관 또는 재투자기관에서 상임이사로 재직한 경력이 있거나 현직에 있는 자 ▲관광관련 업계에서 임원급 이상의 경력 3년 이상인 자 등 관광관련 전문성을 사장 자격으로 꼽았다.

그러나 공사측은 예정된공모기간을 슬그머니 넘긴 뒤 공모요건도 ▲국가공무원법 미결격자 ▲경북지역 관광개발·진흥을 위한 비전을 제시하고 개혁성 있는 인사 등으로 확대한 뒤 김씨를 선임했다.‘무늬만 공모’란 지적이다.

대구시도 공모형식을 취했지만 대형참사를 빚은 대구지하철공사 사장에 퇴직 공무원을 임용했다.

특히 대구시 도시개발공사와 시설관리공단 등의 공기업 임원들이 오는 7월말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는 데다 시 공무원들이 잇따라 명예퇴직을 신청해 낙하산 인사 우려를 부채질하고 있다.

부산시도 시설관리공단과 환경시설관리공단 이사장에 퇴직 공무원을 앉혔다.부산시 산하 공기업과 출자 및 출연기관에 입성한 시 간부 출신 임원만 9명에 이른다.

울산시는 올해초 울산 중소기업지원센터에 경제관련 업무 경험이 전혀 없는 시장 측근 인사를 기용했다.경북도 역시 산하 공기업인 경북개발공사 사장직을 3대째 퇴직공무원이 이어받고 있다.

서울시도 최근 농수산물도매시장관리공사 사장에 국회사무처 차장 출신인 노석갑씨를 임용했다.노씨에 대해서는 전문성과는 별개로 시장과의 학연이 구설수에 올랐다.

대구시 산하 5개 공기업 노조로 구성된 ‘대구시투자기관노동조합협의회’는 “미리 사람을 내정해 놓고 겉으로는 공모형식을 빌리는 낙하산식 인사가 판을 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영진전문대 김진복 교수는 “낙하산식 인사는 내부 경영개혁보다는 임용권자만 쳐다보는 눈치보기식 경영이 우려되는게 가장 큰 문제”라며 “공모과정과 심사,추천 등 모든 절차를 공개하고 후보자의 능력과 자질 등에 대한 검증이 이루어지는 투명한 인사시스템의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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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
2003-05-26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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