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비서실장까지 뒷돈 챙겼다니

[사설] 비서실장까지 뒷돈 챙겼다니

입력 2003-05-15 00:00
수정 2003-05-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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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광옥 민주당 최고위원이 어제 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됐다.나라종금의 퇴출을 막아달라는 청탁과 더불어 거액을 받았다는 것이 처벌 사유다.한 최고위원은 지난 정권에서 청와대 비서실장과 집권당 대표를 지냈다.대통령의 분신으로 여겨질 만큼 권력의 성격과 지향점을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핵심 실세였다.그런 그가 다른 혐의도 아닌 금품수수죄로 구속됐다는 사실이 개탄스러울 뿐이다.

한 최고위원은 영장실질 심사과정에서도 로비와 관련해 돈을 받은 적이 없다고 강변했다.로비자금이 아니라 친분관계에 따라 건네받은 정치자금이었다는 주장이다.정치자금으로 인정받으면 공소시효 3년이 지났기 때문에 처벌을 면할 것이라는 계산도 작용했을 법하다.하지만 당시 나라종금은 1차 적색경고를 받은 상태였다.심각한 퇴출압력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은 조금만 신경을 썼더라도 쉽게 알 수 있었다.그런데도 그는 이기호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을 나라종금측에 소개시켜주기까지 했다.그로서는 정치자금이냐 아니냐를 따지는 것부터가 부적절하다.퇴출위기에 놓인 종금사가 권력 실세에게 건넨 돈을 순수한 ‘성의표시’로 받아들였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정말 그랬다면 무분별·무책임의 전형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

나라종금 사건은 또 하나의 ‘게이트’(권력형 비리)로 확산돼 가고 있다.전직 금감위원장까지 이미 사법처리됐다.사건은 권력과 금권,지연과 학연이 어우러진 전형적 부패사건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어제는 전 정권 핵심인사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사람도 조사를 받았다.몇몇 정치인들의 줄소환도 예고되고 있다.검찰의 엄정한 수사의지를 거듭 주문한다.정치적 요소는 철저히 배제하는 단호한 자세를 견지해주기 바란다.

2003-05-15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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