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스코프] 정보화 격차 심하다

[인터넷 스코프] 정보화 격차 심하다

서진우 기자 기자
입력 2003-05-08 00:00
수정 2003-05-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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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프라 구축에 과감한 투자 필요 소득격차 커져 사회적 갈등 야기도

북한의 한 대학생이 방학중에 특별히 할당된 연구과제를 같은 학과 전체 학생에게 전달한다고 가정해 보자.과연 이 과제가 전 학생에게 부여되기까지 시간은 얼마나 걸릴까.

아마 제각각 고향으로 돌아간 학생들에게 과제 내용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최악의 경우 방학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할지 모를 일이다.

남쪽이라면 어떠할까.누구나 짐작하듯 하루 정도의 품만 들이면 학과의 모든 학생들에게 과제물 내용은 물론 필요한 자료까지 모두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e메일로 과제 내용을 정리해 보내주고 문자 메시지로 메일송신을 통보하고,필요하다면 교수님의 목소리가 담긴 동영상 메시지까지 보내 줄 수 있으니 말이다.이것은 단순한 차이가 아니다.통일 이후 이런 격차는 아주 심각한 문제로 다가올 수 있다.

디지털 디바이드(Digital Divide)는 정보화 기기를 제대로 활용하는 사람과 그러지 못하는 사람간의 소득격차가 커져 사회적인 갈등으로 비화하는 현상을 말한다.

통일이 된뒤 북한의 대학생들에게 나누어 줄 일자리가 하나도 없다고 한다면 지나친 비약일까.그것은 북한 지역에 거주해 온 수천만의 사람들이 한꺼번에 집단적으로 소외계층이 된다는 의미다.

관심을 우리 사회안으로 돌려보면,물론 북한과 비교한 것처럼 크진 않겠지만 분명히 갈등의 조짐이 있다.민간 경제연구기관의 한 조사에 따르면 디지털화 지수를 전국의 광역시와 도 단위로 산정한 결과 지수가 가장 높은 서울과 가장 낮은 전북이 4배의 차이를 보였다.게다가 이 격차는 해를 거듭할수록 커지고 있다.현재의 추세를 그대로 방치할 경우 정보격차는 새로운 계급간 격차로 확대 발전될 가능성이 높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정보화 사회가 진전될수록 정보격차는 곧 빈부차이로 이어진다.미국에서 실시된 조사연구에 따르면 연봉 7만 5000달러 이상의 수입이 있는 가정의 65%가 인터넷 혜택을 누리는 데 반해 2만달러 이하의 가구들은 이 수치가 10%를 밑돌고 있다.

이전의 사회에서 화이트 칼라와 블루 칼라로 나눠졌던 노동의 특성이 앞으로는 정보기술 활용능력의 유무를 기준으로 확연히 구별될 것이다.물론 이 구별은 보수와 대우면에서 엄청난 차이를 동반한다.정보기술을 처리하는 능력이 없는 노동은 급격하게 가치를 잃어갈 것이다.

따라서 특정 지역에 편중됨이 없으면서도 우선적으로 정보취득에 취약한 주부와 장애인 등을 위해 집중적인 교육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앞으로 정보화는 경제·사회 전반에 걸쳐 가장 중요한 사회적 인프라의 하나로 파급효과가 날로 커질 것이 자명하다.이런 관점에서 현재 정부에서 추진 중인 ‘정보격차 종합계획’은 고무적이라 할 수 있다.2001년에는 ‘정보격차 해소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법적장치를 마련하기도 했다.

여기에 보건복지부,행정자치부,정보통신부,농림부 등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는 장애인,노인,농어촌 지역 등에 대한 각종 정보화 지원사업도 디지털 디바이드 해소에 큰 역할을 하리라고 기대한다.

이제는 디지털 디바이드가 단순한 현상이 아닌 사회적 문제라는 공감대를 확산시켜 나가야 한다.그리고 이에 대한 더욱 적극적이고 과감한 투자가 조속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서 진 우 SK 커뮤니케이션스 사장
2003-05-08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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