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극단 차이무 ‘조통면옥’

리뷰 / 극단 차이무 ‘조통면옥’

이순녀 기자 기자
입력 2003-05-06 00:00
수정 2003-05-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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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 대북송금 사건과 북한의 핵보유 발언 등으로 시국이 어수선한 때,통일을 소재로 한 연극 한편이 무대에 올랐다.

지난 3일 서울 대학로 동숭아트센터소극장에서 막올린 극단 차이무의 ‘조통면옥’은 통일 문제를 웃음과 풍자의 대상으로 삼은 사회 비판극.1999년 ‘통일 익스프레스’란 제목으로 초연돼 ‘좋은연극만들기협의회’가 선정한 우수공연 작품상을 받은 연극이다.

군사분계선 근방의 조통면옥 간판을 단 허름한 냉면집.주인은 이쪽과 저쪽을 은밀히 오가게 하는 비밀 통로사업으로 떼돈을 버는 중이다.종업원인 북한처녀 옥화는 통일혁명에 기여하는 일이라는 꾀임에 넘어가 ‘몸바쳐’ 주인의 사업을 돕는다.

웬일인지 공식 경로를 놔두고 이곳을 이용하는 정부 기관원,비밀 거래를 성사시키려는 기업인,죽기 전에 고향땅을 밟으려는 실향민들로 사업은 번창일로에 놓인다.그러던 어느날 소떼가 이쪽에서 저쪽으로 넘어가더니 떡하니 냉면집 코앞에 자유통행소가 생긴다.자,이제 이들의 비밀사업은 어떻게 될 것인가.

연극은 통일문제를 둘러싼 갖가지 이해득실과 음모,국가정책을 날것 그대로 풍자의 도마에 올린다.

통일을 반대하는 네 명의 등장인물을 통해 통일 이후 존재이유가 사라질 정보기관,무기 암거래로 얻었던 막대한 이득을 놓치게 될 기업의 양면성 등에 비판의 칼날을 겨눈다.

그리고 관객에게 묻는다.초등학교 때 배웠던 노랫말처럼 모든 사람들이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한목소리로 외치고 있는가를.

거대 담론으로만 여겨져온 통일이란 소재를 질펀한 풍자의 장으로 끌어내려 웃음 속에 진지함을 추구한 시도는 이 작품의 큰 미덕이다.햇볕정책·소떼·육로관광 등 정부가 추진해온 거창한 대북정책이,하루라도 빨리 고향에 가고픈 실향민들의 애절한 심정을 어루만지는 데는 얼마나 무력한가를 꼬집는 대목도 설득력있다.

하지만 이번 공연이 재공연인 점을 감안하면 좀더 세밀한 부분까지 신경을 써 보완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특히 통일을 반대하는 인물들의 논리가 지나치게 도식적이고,비약적인 느낌이 드는 점은 안타깝다.6월29일까지 (02)762-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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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녀 기자 coral@
2003-05-06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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