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 추정환자가 국내에 처음으로 입국했다고 발표된 지 하루 만인 30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는 온종일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날 오후 1시50분쯤 인천공항에 착륙한 중국 베이징발 아시아나 OZ3323편.201명의 승객중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
●“38도 입니다.2차 검역을 받으세요”
승객들은 검역원의 안내에 따라 두줄로 길게 늘어서 차례로 체온을 측정했다.디지털 체온계를 귀에 갖다댈 때마다 승객들은 움찔하면서 불안한 표정을 지었다.
“38도입니다.손님은 이쪽으로 따로 서서 2차 검역을 기다리시죠.”검역원의 말에 승객들의 시선이 일제히 한쪽으로 쏠렸다.열이 있는 것으로 나타난 승객 고모(25·여)씨는 몹시 당황스러워했다.고씨는 울상을 지으며 “열이 많은 편이지만 아픈데도 없는데,제가 사스인가요.”라고 물었다.검역원은 “확실하지 않다.”고 했다.
잠시 후 오른쪽 줄에서도 강모(16)양의 체온이 37.9도로 나오자 승객들은 다시 한번 술렁거렸다.아버지(44)는 “아닐 겁니다.아닐 겁니다.”라고 되뇌이며 출입국심사대 부근 사무실에 마련된 2차 검역소 앞을 서성댔다.
●“사스 추정환자 입국 이후 입국장은 전쟁중”
2차 검사는 20분 남짓 진행됐다.다행히 고씨와 강양은 모두 단순 감기 초기환자로 판명됐다.고씨는 “살면서 이렇게 긴장된 순간은 없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검역원들도 “휴”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공항검역소는 일교차를 고려,오전에는 37.5도,오후엔 37.7도 이상인 승객을 대상으로 2차 검역을 한다.당초 38도 이상 승객이 2차 검역 대상으로 분류됐지만,사스추정 환자가 입국한 29일 이후 검역이 강화됐다.
한 검역원은 “어제 추정환자 입국 이후 중국이나 동남아에서 여객기가 들어올 때마다 한바탕 전쟁을 치르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정상체온자도 열적외선 카메라로 2차 검사
체온검사를 마친 승객들은 출국심사대로 향하는 무빙워크(moving walk) 앞에서 열적외선 카메라로 다시 한번 검사를 받았다.이 카메라는 지난 27일 구형 카메라와 교체된 3000만원짜리 첨단 기기다.고열이 있는 승객이 카메라를 통과하면 화면에 파란색이 표시된다.OZ 3323편의 승객들은 전원 통과했다.
한 검역원은 “군사용으로 제작됐지만,사스환자를 가려내기 위한 장비로 사용되고 있다.”면서 “사스는 곧 전쟁인 셈”이라고 말했다.
●검역원도 한바탕 전쟁
검역원들은 승객들이 한차례 지나가고 나면 손을 비누로 씻고 디지털 체온계와 장갑 등 모든 장비를 새것으로 바꾼다.검역원 김모씨는 “중국발 비행기가 들어오면 바짝 긴장한다.”고 했다.
당초 30여명이던 검역원은 발병 위기가 커지면서 50여명으로 늘어났다.업무량이 늘어나면서 2교대로 40시간씩 근무하고 있어 모두 몸살이 날 정도다.한 검역원은 “해열제를 먹은 환자는 자진 신고를 하지 않으면 체크할 수 없다.”고 말했다.그는 “기침을 하거나 호흡이 곤란한 환자도 본인이 검역질문서 문항에 기재하지 않으면 걸러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
이날 오후 1시50분쯤 인천공항에 착륙한 중국 베이징발 아시아나 OZ3323편.201명의 승객중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
●“38도 입니다.2차 검역을 받으세요”
승객들은 검역원의 안내에 따라 두줄로 길게 늘어서 차례로 체온을 측정했다.디지털 체온계를 귀에 갖다댈 때마다 승객들은 움찔하면서 불안한 표정을 지었다.
“38도입니다.손님은 이쪽으로 따로 서서 2차 검역을 기다리시죠.”검역원의 말에 승객들의 시선이 일제히 한쪽으로 쏠렸다.열이 있는 것으로 나타난 승객 고모(25·여)씨는 몹시 당황스러워했다.고씨는 울상을 지으며 “열이 많은 편이지만 아픈데도 없는데,제가 사스인가요.”라고 물었다.검역원은 “확실하지 않다.”고 했다.
잠시 후 오른쪽 줄에서도 강모(16)양의 체온이 37.9도로 나오자 승객들은 다시 한번 술렁거렸다.아버지(44)는 “아닐 겁니다.아닐 겁니다.”라고 되뇌이며 출입국심사대 부근 사무실에 마련된 2차 검역소 앞을 서성댔다.
●“사스 추정환자 입국 이후 입국장은 전쟁중”
2차 검사는 20분 남짓 진행됐다.다행히 고씨와 강양은 모두 단순 감기 초기환자로 판명됐다.고씨는 “살면서 이렇게 긴장된 순간은 없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검역원들도 “휴”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공항검역소는 일교차를 고려,오전에는 37.5도,오후엔 37.7도 이상인 승객을 대상으로 2차 검역을 한다.당초 38도 이상 승객이 2차 검역 대상으로 분류됐지만,사스추정 환자가 입국한 29일 이후 검역이 강화됐다.
한 검역원은 “어제 추정환자 입국 이후 중국이나 동남아에서 여객기가 들어올 때마다 한바탕 전쟁을 치르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정상체온자도 열적외선 카메라로 2차 검사
체온검사를 마친 승객들은 출국심사대로 향하는 무빙워크(moving walk) 앞에서 열적외선 카메라로 다시 한번 검사를 받았다.이 카메라는 지난 27일 구형 카메라와 교체된 3000만원짜리 첨단 기기다.고열이 있는 승객이 카메라를 통과하면 화면에 파란색이 표시된다.OZ 3323편의 승객들은 전원 통과했다.
한 검역원은 “군사용으로 제작됐지만,사스환자를 가려내기 위한 장비로 사용되고 있다.”면서 “사스는 곧 전쟁인 셈”이라고 말했다.
●검역원도 한바탕 전쟁
검역원들은 승객들이 한차례 지나가고 나면 손을 비누로 씻고 디지털 체온계와 장갑 등 모든 장비를 새것으로 바꾼다.검역원 김모씨는 “중국발 비행기가 들어오면 바짝 긴장한다.”고 했다.
당초 30여명이던 검역원은 발병 위기가 커지면서 50여명으로 늘어났다.업무량이 늘어나면서 2교대로 40시간씩 근무하고 있어 모두 몸살이 날 정도다.한 검역원은 “해열제를 먹은 환자는 자진 신고를 하지 않으면 체크할 수 없다.”고 말했다.그는 “기침을 하거나 호흡이 곤란한 환자도 본인이 검역질문서 문항에 기재하지 않으면 걸러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
2003-05-0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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