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공포가 확산되면서 전염병을 전담하는 기관인 국립보건원을 ‘질병관리청’으로 확대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보건원의 전염병관리부를 보건복지부 질병관리과의 사무관 1명이 전담하는 현 체제에서는 사스 같은 전염병이 갑작스레 창궐할 때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복지부는 우선 보건원으로부터 구체적인 밑그림을 전달받은 뒤 확대개편안을 만들기로 했다.당장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중간단계인 ‘질병관리본부’(본부장 1급)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150여명인 인원도 크게 늘리고,질병별로 연구원을 따로 두는 방안도 준비하고 있다.

이후 장기적으로 질병관리청으로 확대하겠다는 복안이다.지난 15일 보건원을 방문한 고건 총리에게 김화중 복지부장관이 이같은 의견을 직접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가 이처럼 전염병 관리 체계를 확대하려는 것은 농림부의 영향이 다분하다.

농림부는 이미 지난 2000년부터 국립수의과학검역원과 식물검역소 등을 통합,‘동식물방역청’(청장 차관급)으로 확대하려고 하고 있다.광우병 파동을 비롯,구제역·돼지콜레라 등 동물전염병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인데,축산업계로부터도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여야 모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실현 가능성도 높다.

복지부의 한 관계자는 “동·식물 전염병을 관리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사람에게 옮기는 전염병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일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