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경영권 방어전략 알쏭달쏭

SK 경영권 방어전략 알쏭달쏭

입력 2003-04-16 00:00
수정 2003-04-16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SK는 15일 일단 SK㈜의 1대주주로 부상한 소버린자산운용측이 적대적 M&A(인수합병) 의도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지만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SK측은 “구체적 내용을 공개할 수는 없다.”면서도 “대비를 해왔기 때문에 (M&A가 시도된다면)충분히 방어할 수 있다.”고 공언했다.SK의 해법은 뭘까.

●한달전부터 M&A 대비

SK㈜ 유정준 전무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적대적 M&A 위기와 관련,“글로벌사태 직후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주당 1만 5000원하던 주가가 지난달 11일 SK글로벌의 1조 5000억원대 분식회계 사실이 검찰 수사에서 드러난 뒤 5800원까지 떨어진 만큼 단기차익 등을 노린 불순 세력의 매집이 있을 것으로 우려했다는 것이다.

결국 ‘목적’은 정확히 드러나지 않았지만 소버린측의 집중매집으로 이같은 우려는 현실로 드러난 셈이다.SK측이 공개하지 않았지만 전문 로펌 등의 법률조언을 받고 있다고 밝혀 SK㈜는 현재 미리 짜놓은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에 따라 대응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소버린측과의 접촉도 그중 하나다.일단 매집 목적을 파악하기 위한 것.

이후 예상되는 대응책은 크게 두가지다.소버린측이 현재의 1대주주 지위를 내세워 사외이사 선임 요구 등 구체적으로 경영참여 의사를 밝힐 경우와 추가 매집을 통해 M&A 시도를 할 경우 등이다.첫번째 경우엔 이사회 등을 통해 구체적인 요구 조건을 알아본 뒤 대처해 나간다는 계산이다. 두번째 경우엔 문제가 심각해진다.

외국인투자기업으로 분류돼 의결권 제한이 풀렸지만 아직 안정적인 우호지분을 확보하지 못한 만큼 ‘백기사’ 및 우호지분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자사주를 백기사에 넘기는 방안도 그중 하나다.백기사를 이미 확보해 놓았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소버린측 행보가 관건

유 전무는 이날 소버린을 장기투자자로 파악하고 있다고 분명히 밝혔다.지난 10일 소버린과의 첫 접촉에서 소버린으로부터 투자 목적 및 정체 등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는 것.유 전무에 따르면 소버린은 최소 3∼4년 이상의 장기투자를 원칙으로 하고 있는 자산운용사다.

가족 몇명이 소유한 펀드사로 단기 배당에 대한 의무가 적기 때문이다.러시아국영 가스회사 자즈프롬에는 최근 10년간 투자했다.

유 전무는 “소버린측은 자신들이 한국,체코,러시아 등에서 기업 가치가 큰 회사를 지켜보다 경영 외적인 요소로 위기에 빠진 회사를 싼값에 산 뒤,지배구조 선진화를 이루고 경영 투명성을 높여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회사로 소개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소버린을 섣불리 장기투자자로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소버린측이 현재까지 SK㈜에 요구한 내용은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과감한 개혁과 관계사의 부당 지원이 없기를 바란다는 추상적인 것뿐이다.

더구나 SK㈜가 전화통화와 한 번의 만남으로 소버린측의 의도를 파악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박홍환 김경두기자 stinger@
2003-04-16 1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