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가 돋보기] 정부·공무원노조 ‘상생의 악수’

[관가 돋보기] 정부·공무원노조 ‘상생의 악수’

이종락 기자 기자
입력 2003-03-20 00:00
수정 2003-03-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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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밀어주고 끌어주고…’

극한 대립각을 세우며 파국으로 치달았던 정부와 공무원노조 사이에 ‘훈풍’이 불고 있다.

이런 변화는 김두관(金斗官) 행정자치부 장관이 지난 15일과 17일 공무원노조 지도부와 잇따라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눈 이후부터 가시화되고 있다.정부는 노조를 정식 대화파트너로 인정하며 노조측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고,노조도 대정부 투쟁보다는 노동조합법 국회통과를 위한 전략수립에 주력하고 있다.

●투쟁보다는 대화로

우선 지난해 연가투쟁을 이끌었던 전국공무원노조(전공노)는 오는 23일 서울에서 가질 예정인 ‘전국공무원대회’를 대정부 투쟁의 장에서 노조 출범 1주년 기념대회로 전환했다.참석 규모도 전 노조원 대상에서 지부단 간부 3000여명으로 방침을 바꿨다.다음달 10일로 예정된 쟁의행위 찬·반투표도 사실상 유보했다.

김정수 노조 대변인은 “공무원노조에 대한 정부의 태도가 전향적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대회를 평화롭게 진행할 예정”이라면서 “앞으로는 투쟁보다는 우리의 5가지 요구사항을 관철시키도록 정부측과의 대화에 비중을 두겠다.”고 말했다.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련)도 향후 장관과의 간담회를 통해 정년 평등화와 근속승진제 확대,5급 승진시험 의무화 폐지,복수직급제 도입 등을 정부가 받아들이도록 설득키로 했다.

이정천 노조위원장은 “대화와 타협,비폭력적인 노동운동을 전개해 나가겠다.”면서 “다른 노조와는 달리 공직사회의 내부개혁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제3의 노조 창립을 모색하고 있는 정책연합도 김 장관의 ‘대화 행보’를 긍정 평가하고 있으며,정부와의 대화를 통해 제도개선에 주력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적에서 동지로

행자부도 연일 노조측에 유화책을 제시하는 등 강경국면으로만 치닫던 이전의 모습에서 완전히 탈피했다.

행자부 관계자는 “조만간 단행될 인사에서 노조 담당자였던 인사국장과 복무과장을 교체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새로운 라인업을 구상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연가투쟁에 참여해 징계를 받은 노조원들에 대해서도 “노조가 수긍할 만한 해결방안을 찾고 있다.”며전향적으로 검토할 뜻을 거듭 밝혔다.

이런 노·정간 대화분위기를 의식한 듯 충북도는 19일 연가투쟁에 참여한 공무원 48명 중 1명만 해임하고 3명에 대해서는 감봉 1∼3개월 처분을 내렸다.

●노-노간 세불리기 경쟁

이처럼 정부와의 유화국면이 조성되자 노조들은 노조통합을 의식해 자체 세 규합에 주력하고 있다.

공무원노조는 현재 10만여명,공노련은 5만여명의 노조원을 확보하고 있다.그러나 10개 중앙부처와 서울·대전·충북·제주 공무원직장협의회의 연합세력인 제3의 노조가 출범하면 최대 조직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노조간에 세력 경쟁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행자부 관계자는 “앞으로는 노·정간의 대결보다는 노·노간의 갈등이 본격화할 수도 있다.”면서 “이제는 정부가 노조의 요구에 대해 수세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노조 대화채널의 단일화를 요구하는 등 주도권을 잡을 수도 있을 것”이라며 노조문제 해법에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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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락 장세훈기자 jrlee@
2003-03-20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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