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동 여록/””자리·서열 연연 안한다” 고참검사들 마음 비우기

서초동 여록/””자리·서열 연연 안한다” 고참검사들 마음 비우기

입력 2003-03-06 00:00
수정 2003-03-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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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금실 장관의 법무·검찰 체제에 고참 검사들은 아직 적응이 안되는 모습이다.‘예비역 대령이 국방부장관으로 왔다.’고 강 장관의 부임을 빗대 얘기하던 자조적인 분위기는 가라앉았지만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강 장관은 말하지만 인사의 뚜껑이 어떻게 열릴지,초조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미 후배인 정상명 기획관리실장이 차관으로 내정돼 법무부 간부들은 모두 떠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시험 기수에 따라 엄격한 선후배 관계를 이어오던 고참 검사들의 심정은 한때는 허탈감 이상이었을 것이다.고검장 승진이 점쳐지는 한 검사장은 “떠나야 할 때 떠나는 것이 공직자의 도리”라면서 “그렇지만 국가를 위해 30년 근무한 사람이 명예롭게 퇴진하는 길을 마련해 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특히 검찰총장 동기생들인 사시 12회 고검장 3명의 불만이 더욱 크다는 후문이다.불명예 퇴진은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는 것이다.한 검찰간부의 지적이 눈에 띈다.“법무·검찰 이원화가 무엇인가.검찰이 행정기관이 아니라 준사법기관임을 인정해 주겠다는 것 아닌가.그런 면에서는 법원과 같은 서열문화를 꼭 나쁘다고만 단정지을 수 있나.”

하지만 고참 검사들도 이제는 흐르는 물길에 몸을 맡기는 것처럼 변화의 흐름에 순응하자는 생각도 하는 것 같다.그것이 순리라고 생각하는 것이다.한 검사장은 “앞으로는 후배 밑에서 일해야 하는 상황에 순응해야 하지 않겠냐.”고 했다.한 일선 지검장은 “검사장에 오른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영광스러운 일이냐.”면서 “더 이상 자리나 서열에 연연해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기다려 보자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했다.

“검사들은 그래도 개인적인 불만보다는 조직 걱정이 앞선다.검찰에 대한 애정 때문이다.” 한 중견 검사의 말이다.

강충식기자 chungsik@

2003-03-06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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