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너 홀베 지음 / 박원영 옮김 사람과 책 펴냄
인도의 한 가족은 장터에서 피리소리에 맞추어 춤을 출 코브라를 뱀굴 앞에서 맨손으로 잡았다.그들은 코브라들에게 돈을 벌어 한철 먹을 것을 마련하면 석달 뒤 풀어주겠다고 약속했다.코브라는 사람에게 해를 입히지 않았고,꼬마가 손을 대고 흔들어도 얌전히 있을 뿐이었다.가족은 코브라들이 자신들의 처지를 이해해 준 것을 감사하면서 약속대로 풀어주었다.누가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다.
‘아름다운 이웃 동식물의 신비’(라이너 홀베 지음,박원영 옮김,사람과 책)는 이런 이야기가 주위에서 언제나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한다.동식물의 신비한 현상도 인간이 모를 뿐이지 특별한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지은이는 1940년 독일 태생으로 ‘믿을 수 없는 이야기’같은, 학문으로는 알 수 없는 세계를 다루면서,동식물의 의식연구로 영역을 넓힌 TV 프로그램 사회자다.
벨기에의 작가이자 노벨상 수상자인 모리스 메테를링크가 한 농장을 찾았을 때 “안녕하세요.”라고 말을 건넨 것은 조랑말 무하메드였다.그가농장의 이름 ‘바이덴호프’를 말하자,무하메드는 정해진 코드에 따라 바닥을 두드렸다.그것은 ‘바이덴호츠’였다.그때 농장주 칼 크랄이 “단어의 끝이 틀렸잖아.”하고 이마를 찌푸리자 무하메드는 실수를 알아차리고 ‘츠’(z)를 ‘프’(f)로 수정했다.
루마니아의 잠보 서커스단이 쿠웨이트에서 공연했을 때 사자 시저는 곡예를 하다 실수를 하고는 화가 나서 곡예사 엘레나 티파를 물어죽였다.시저는 잘못을 느꼈는지 죽은 곡예사 옆에 누워 음식마저 거부했다.티파의 남편인 서커스단장은 “죄책감을 느낀 것”이라면서 책임을 더 묻지 않았다.
주디 리비스 박사는 학습능력이 뛰어난 쥐를 발견하고는 실을 묶어 벽을 오르는 것을 가르쳤다.1년 뒤 쥐는 인터넷 선을 박사가 원하는 위치에 놓을 수 있었다.그 쥐는 캘리포니아 8군데 학교에 인터넷 선을 깔았다.
브라질의 사바나에 사는 파라윅시아 비스트리아타라는 거미는 보통 작고 촘촘하게 거미줄을 짜는데 9월부터 몸집이 큰 흰개미가 몰려오면 구멍이 성기게 거미줄의 구조를 바꾼다.지적 능력은 인간만의 특징이 아니다.
캘리포니아의 엔지니어 조 산케즈는 많이 쓰는 900개의 단어를 조합하여 글쓰기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나무는 전기 충동으로 단어가 짝지어진 숫자를 고르게 된다.목련이 썼다는,마치 철학을 하고 있는 듯한 시는 이렇다.
‘저쪽 편에서 갑자기 들려오는/무엇을 아는 듯한 울림/치료제는 가운데로/불필요한 것은 아래로.’나무는 소리내어 말할 수 없지만,마음으로 메시지를 보낼 수는 있다는 것이다.
지은이가 기르던 뉴펀들랜드종 개 보비는 그가 집에 돌아오기 30분전이면 환영이라도 하는 듯 마당에 나와 기다린다.지은이는 안정적인 직장에 규칙적으로 출퇴근하는 사람이 아니다.루퍼트 셸드레이크 교수가 ‘타임’지에서 애완동물의 초감각적 인지능력 실험 계획을 발표했을 때도 비슷한 사례가 3000여건이나 접수됐다.
임실 오수의 충견처럼 영리한 개 덕에 살아남은 사람의 이야기는 수없이 많다.애리조나의 프레데릭 트로터는 정원에서 일하고 있었는데,개 스쿠터가 갑자기 뒤에서 세차게 밀었다.스쿠터를 혼내주려는 순간,스쿠터는 풀숲에서 공격 태세를 갖춘 방울뱀 한 마리와 혈투를 시작해 결국 10군데나 물려서 쓰러지고 말았다.
지은이는 독자들에게 동식물에 애정을 가지라고 강요하지 않는다.다만 동식물에 얽힌 따뜻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들을 통하여 잘못된 신화는 바로잡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에둘러 권고한다.그는 이렇게 말한다.“동식물과 깊은 연대감을 가지는 것,이것야말로 인간이 지구에서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이다.” 1만 3000원.
서동철기자 dcsuh@
인도의 한 가족은 장터에서 피리소리에 맞추어 춤을 출 코브라를 뱀굴 앞에서 맨손으로 잡았다.그들은 코브라들에게 돈을 벌어 한철 먹을 것을 마련하면 석달 뒤 풀어주겠다고 약속했다.코브라는 사람에게 해를 입히지 않았고,꼬마가 손을 대고 흔들어도 얌전히 있을 뿐이었다.가족은 코브라들이 자신들의 처지를 이해해 준 것을 감사하면서 약속대로 풀어주었다.누가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다.
‘아름다운 이웃 동식물의 신비’(라이너 홀베 지음,박원영 옮김,사람과 책)는 이런 이야기가 주위에서 언제나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한다.동식물의 신비한 현상도 인간이 모를 뿐이지 특별한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지은이는 1940년 독일 태생으로 ‘믿을 수 없는 이야기’같은, 학문으로는 알 수 없는 세계를 다루면서,동식물의 의식연구로 영역을 넓힌 TV 프로그램 사회자다.
벨기에의 작가이자 노벨상 수상자인 모리스 메테를링크가 한 농장을 찾았을 때 “안녕하세요.”라고 말을 건넨 것은 조랑말 무하메드였다.그가농장의 이름 ‘바이덴호프’를 말하자,무하메드는 정해진 코드에 따라 바닥을 두드렸다.그것은 ‘바이덴호츠’였다.그때 농장주 칼 크랄이 “단어의 끝이 틀렸잖아.”하고 이마를 찌푸리자 무하메드는 실수를 알아차리고 ‘츠’(z)를 ‘프’(f)로 수정했다.
루마니아의 잠보 서커스단이 쿠웨이트에서 공연했을 때 사자 시저는 곡예를 하다 실수를 하고는 화가 나서 곡예사 엘레나 티파를 물어죽였다.시저는 잘못을 느꼈는지 죽은 곡예사 옆에 누워 음식마저 거부했다.티파의 남편인 서커스단장은 “죄책감을 느낀 것”이라면서 책임을 더 묻지 않았다.
주디 리비스 박사는 학습능력이 뛰어난 쥐를 발견하고는 실을 묶어 벽을 오르는 것을 가르쳤다.1년 뒤 쥐는 인터넷 선을 박사가 원하는 위치에 놓을 수 있었다.그 쥐는 캘리포니아 8군데 학교에 인터넷 선을 깔았다.
브라질의 사바나에 사는 파라윅시아 비스트리아타라는 거미는 보통 작고 촘촘하게 거미줄을 짜는데 9월부터 몸집이 큰 흰개미가 몰려오면 구멍이 성기게 거미줄의 구조를 바꾼다.지적 능력은 인간만의 특징이 아니다.
캘리포니아의 엔지니어 조 산케즈는 많이 쓰는 900개의 단어를 조합하여 글쓰기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나무는 전기 충동으로 단어가 짝지어진 숫자를 고르게 된다.목련이 썼다는,마치 철학을 하고 있는 듯한 시는 이렇다.
‘저쪽 편에서 갑자기 들려오는/무엇을 아는 듯한 울림/치료제는 가운데로/불필요한 것은 아래로.’나무는 소리내어 말할 수 없지만,마음으로 메시지를 보낼 수는 있다는 것이다.
지은이가 기르던 뉴펀들랜드종 개 보비는 그가 집에 돌아오기 30분전이면 환영이라도 하는 듯 마당에 나와 기다린다.지은이는 안정적인 직장에 규칙적으로 출퇴근하는 사람이 아니다.루퍼트 셸드레이크 교수가 ‘타임’지에서 애완동물의 초감각적 인지능력 실험 계획을 발표했을 때도 비슷한 사례가 3000여건이나 접수됐다.
임실 오수의 충견처럼 영리한 개 덕에 살아남은 사람의 이야기는 수없이 많다.애리조나의 프레데릭 트로터는 정원에서 일하고 있었는데,개 스쿠터가 갑자기 뒤에서 세차게 밀었다.스쿠터를 혼내주려는 순간,스쿠터는 풀숲에서 공격 태세를 갖춘 방울뱀 한 마리와 혈투를 시작해 결국 10군데나 물려서 쓰러지고 말았다.
지은이는 독자들에게 동식물에 애정을 가지라고 강요하지 않는다.다만 동식물에 얽힌 따뜻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들을 통하여 잘못된 신화는 바로잡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에둘러 권고한다.그는 이렇게 말한다.“동식물과 깊은 연대감을 가지는 것,이것야말로 인간이 지구에서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이다.” 1만 3000원.
서동철기자 dcsuh@
2003-02-1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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