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일본의 양심

[씨줄날줄] 일본의 양심

이창순 기자 기자
입력 2003-02-14 00:00
수정 2003-0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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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의 정원’에는 10명의 할머니들이 살아가고 있다.잃어버린 어두운 세월의 한을 안고 살아가는 일본군 위안부들이다.차마 말 못할 설움과 아픈 기억이 새겨진 깊은 주름.그들의 비극은 끝나지 않았다.그들이 살고 있는 경기도 광주시에 있는 ‘나눔의 집’은 그래서 비극의 현장이다.

나눔의 집에 지난해 9월 낯선 일본여성이 찾아왔다.오카자키 도미코(59) 참의원.양심적인 일본인 중의 한 명이다.오카자키 참의원은 그때 위안부 할머니들의 ‘수요집회’에 참석하겠다고 약속했다.그는 마침내 12일 수요집회에 참석했다.일본 국회의원으로서는 처음이다.

오카자키 참의원은 ‘전시 성적 강제 피해자 문제 해결을 위한 촉진법’을 만들기 위해 투쟁하고 있다.촉진법은 일본정부의 공식사과와 정부차원의 배상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252명의 참의원 중 86명의 동의를 얻었다고 한다.그러나 법안이 통과되기는 어렵다.태평양전쟁을 미화하는 보수세력이 일본의회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군 위안부는 가장 비인간적인 전쟁범죄다.꽃다운 젊은 나이에 강제로 끌려간 위안부들은 광기의 일본군 정욕에 짓밟혔다.위안소엔 야만성만 있었을 뿐 인간성은 없었다.그들은 악몽 속에 긴 고통의 세월을 보냈다.그러나 무거운 침묵을 깬 용기있는 낮은 목소리가 합쳐져 일본의 비인간적인 전쟁범죄의 실상이 밝혀졌다.

위안부들은 아픈 상처를 들춰내는 것이 또 다른 고통이었지만 역사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스스로를 희생했다.그러나 일본정부는 역사의 진실조차도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일본 정부는 아직도 공식적으로 사죄하지 않고 정부 차원의 배상도 거부하고 있다.위안부 문제는 노령의 할머니들이 모두 세상을 떠난다고 해서 끝날 문제가 아니다.역사의 반복을 막기 위해서도 반드시 일본정부의 공식적인 해결책이 나와야 한다.

오카자키 참의원이 추진하는 촉진법도 하나의 해결 방안일 것이다.일본에는 오카자키 참의원 같이 양심적인 사람들이 있다.그러나 그들은 늘 소수다.촉진법이 일본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한국 정부와 정치권도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야 한다.위안부 문제가 해결돼야 비극의 정원에도 희망의 꽃이 피어날 수 있다.

이창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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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mbnail - 김태수 서울시의회 주택공간위원장, 서울시건축사회 제60회 정기총회에서 축사 및 의장표창 수여

cslee@
2003-02-1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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