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설연휴 통행료 면제 검토해보자

[사설]설연휴 통행료 면제 검토해보자

입력 2003-01-25 00:00
수정 2003-0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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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민족 대이동을 앞두고 한나라당이 고속도로의 통행료를 한시적으로 면제해주자는 제안을 내놨다.결론부터 말하자면 긍정적으로 검토해보자는 것이다.우선 고속도로 차량 흐름에 도움이 될 것이다.통행권을 뽑고 통행료를 계산하느라 톨게이트마다 차량이 뒤엉키는 대혼잡을 피할 수 있다고 본다.또 명절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키는 사회적 청량제 역할도 할 것이다.극심한 정체로 고속도로가 도로로서 기능을 못하면서 통행료만 받는다는 비판도 누그러뜨릴 수 있다.

그러나 한국도로공사는 입장을 달리한다.3대 불가론을 내세운다.통행료 징수를 규정한 유료도로법 개정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둘째 통행료가 면제되면 차량 유입을 유도해 고속도로 상황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고 한다.도로공사의 재정 형편도 강조한다.설 연휴 3일 동안 26개 고속도로에 1317만여대의 차량이 오가며 225억원의 통행료 수익이 예상된다는 것이다.13조 4000억원의 부채를 지고 있는 공사로서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도로공사의 주장은 설득력이 약해 보인다.규정이야 고치면 그만이다.고속도로의 차량 집중도 막연한 추정일 뿐이다.그동안 한시적 통행료 면제 요구가 이어져 왔지만 도로공사는 한번도 그 타당성이나 효율성을 과학적으로 분석해보지 않았다.통행료 징수 절차가 생략돼 차량 흐름이 좋아진다면 절약되는 사회적 비용이 수입 225억원만 되겠는가.또 225억원이면 4500만 국민 한 사람당 500원 꼴인데 공기업이 국민에게 500원짜리 설 선물 좀 못할 것도 없다.교통 당국은 발상을 바꾸어야 한다.평상시에도 통행료를 차별화해 이른바 급행 차선을 운영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생각의 폭을 넓혀야 한다.이번만은 통행료 면제 제안을 진지하게 검토하기 바란다.

2003-01-2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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