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협약 준수 ‘보여주기’

국제협약 준수 ‘보여주기’

입력 2002-12-27 00:00
수정 2002-1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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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영변에도 눈이 많이 내렸고,3명의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관들은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보냈습니다.”

정부 당국자는 26일 “IAEA 사찰관들이 북한측이 새 핵연료봉을 5MWe원자로에 옮기고 있다는 사실을 오스트리아 빈의 IAEA 본부에 알려왔다.”면서 이들의 근황도 함께 소개했다.

북한이 지난 21일부터 잇단 핵동결 해제조치를 취하면서도 IAEA 사찰관들을 추방하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핵동결 시설의 감시를 위해 북한에 상주해온 사찰관은 통상 2명.핵동결해제 조치가 잇따르면서 3명으로 늘었다.동결시설의 봉인상태를 점검하고 감시카메라 테이프 교체 등을 주로하며 보통 1주일에 1명씩 교체된다.사찰관 파견은 핵비확산조약(NPT)상 북한·IAEA간 안전조치협정 이행을 위한 조치다.북한측은 현재까지 이들의 행동에 어떠한 제약도 취하지 않고 있고,핵시설을마음대로 방문,확인하고 있다는 게 IAEA측 설명이다.

북한은 5㎿e원자로와 8000여개의 사용후 연료봉 시설,재처리 시설인 방사화학 실험실,핵연료봉 제조공장 등의봉인 및 감시 카메라 제거조치를 취하는동안 사찰관들을 반드시 입회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이처럼 사찰관을 곁에 두고 ‘핵시위’를 하는 배경은 바로 북한의핵동결 해제 조치가 ‘전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국제협약을 위반한 것은 아니라는 명분을 최대한 확보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26일 평양방송도 핵동결 해제는 미국의 중유 공급 중단에 따른 자위적 조치이며 핵무기 개발과는 관련이 없는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북한이 핵시위를 북·미 협상을 위해 감행하고 있다면,‘사찰관 추방’이갖는 상징성 또는 파국적 상황이 부담스러워서라도 IAEA 사찰관은 계속 평양에 머물게 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물론 전문가들이나 IAEA측은 핵 동결 시설의 감시 카메라를 작동 불능상태로 만든 것 자체가 이미 안전조치협정 위반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북한측으로선 시위용으로 감시 카메라를 못쓰게 만들었지만,매일 육안으로 감시활동을 하는 사찰관을 그대로 유지,향후 국제사회와의 논쟁에서‘절름발이’식으로라도 안전조치협정을 지켰다는 주장을 할 공산이 크다.

사찰관 추방은 북한이 국제사회의 눈을 완전히 가린 상태에서 핵무기 개발을 한다는 논리로 직결된다.따라서 이는 북한의 핵시위 카드 가운데 맨 나중 수단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수정기자 crystal@
2002-12-27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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