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미술관’베를린,도시의 변화’전

대림미술관’베를린,도시의 변화’전

입력 2002-12-24 00:00
수정 2002-1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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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은 현재 ‘유럽의 거대한 공사장’으로 불린다.1989년 베를린장벽이무너진 뒤 통일독일의 수도가 된 이 도시에,옛 동베를린 지역을 중심으로 지난 10여년간 초현대식 건물이 꾸준히 건설되기 때문이다.내년 2월23일까지서울 통의동 대림미술관에서 열리는 ‘베를린,도시의 변화’전은 그 변화의역사적 현장에 관객을 데려다준다.

분단의 상흔과 일부 지역에만 남은 베를린 장벽,미래를 시작하려는 건설 현장이 공존하는 베를린.그 베를린을 어디에서 찾을까.베를린을 바라보는 시각은 남북한이 통일된 뒤 서울·평양 등 각각의 수도가 어떤 모습으로 변화할것인가를 상상해 보는 단초를 제시한다.사진 사이즈는 크지 않지만,화면 구성은 밀도가 높아 한참 들여다 봐야 한다.

이 전시는 1997년 파리와 2000년 싱가포르에서 각각 열린 전시를 하나로 묶은 것.‘파리-베를린 1997년 시즌’행사는 올리비에 마르탱 강비에 등 프랑스 사진작가 5명이 1995∼96년 사이에 찍었다.‘통독 10주년 기념전’인 ‘움직이는 베를린-다양한 전망들’전은 크리스타인 폰 슈테펠린 등 독일 사진가 3명이 지난 1995∼2000년 찍은 사진이다.6년간 독일·프랑스 사진작가들이 베를린의 구석구석에 카메라를 갖다댄 122점이 전시된다.

슈테펠린은 ‘베를린? 과거의 것은 아무 것도 없다’시리즈에서 현재와 미래의 베를린을 암시한다.눈 덮인 수영장 바닥에 나동그라진 의자 잔해,쓰레기 나뒹구는 골목길 서민아파트 등에 앵글을 맞추었다.‘베롤리나 호텔의 철거작업’은 일시적으로 존재하는 사물의 덧없음을 보여준다.

볼프강 벨빈켈의 ‘나갈 때는 히터를 꺼주세요’시리즈는 사소한 것에 대한 애정,이별을 암시하는 사진들이다.늘 그 자리에 있지만,아무도 들여다 보지 않는 출입문 모서리,창문틀 언저리 등을 보여준다.

프랑스 작가 뵈글러의 연속사진은 서쪽에서 동쪽으로 슈프레 강을 따라 유람선을 타고 여행하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강 건너 풍경을 똑같은 눈높이에 맞춰 찍은 흑백사진은 공사 중인 건물,낡은 옛 건물,현대식 건물 등을통해 도시의 모습을 파노라마로 보여준다.도시의 어수선한 공사현장에서 조형미를 찾는 쿠튀리에는 ‘도시 고고학’사진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지하로파내려간 건설현장의 단면을 통해 회화성을 드러낸다.

자클린 살몽은 통일된 뒤로 폐쇄되거나 용도가 변경된 오페라·음악당·극장·박물관 등지에서 베를린의 정치·경제적,도시계획상 문제를 진단한다.이를테면 1949년 극작가 브레히트에게 바쳐진 ‘베를리너 극장’을 현재는 건물의 옛주인(유태인)이 반환을 요구하는 사정 등이다.(02)720-0667.

문소영기자
2002-12-24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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