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출석 증인 처리 국회 또 ‘흐지부지’

불출석 증인 처리 국회 또 ‘흐지부지’

입력 2002-11-18 00:00
수정 2002-1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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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국정감사 및 조사에서 출석을 거부해 논란을 빚었던 불출석 증인들이 단 1명을 제외하고 국회법에 따른 처벌을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는 지난 국감 당시 ‘현대의 4000억원 대북지원설’ 등으로 정쟁에 휩싸여 증인채택 공방까지 벌였으나 아무런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뿐만 아니라 출석을 무단 거부한 불참 증인들에게도 별다른 제재도 없이 지난 14일 사실상 폐회했다.

이에 따라 과거 형사처벌을 받은 불출석 증인들과의 형평성 논란과 함께 이같은 처리가 선례로 남는다면 고의적인 증언 회피에도 국회가 속수무책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대한매일이 17일 국정 감사·조사를 실시한 16개 상임위원회의 결과보고사를 확인한 결과,불출석 증인(공직자 등을 제외한 일반증인) 36명 가운데 형사고발을 당한 사람은 염보현(廉普鉉) 전 서울시장 1명뿐이었다.나머지 35명 중 일부는 각 상임위별로 별다른 사실확인 없이 불참사유서를 인정했거나,또는 의원들간에 처벌 논란을 벌이다 처벌이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염 전 시장은 지난달 27일서울시청에 대한 건교위 국감에서 구 덕수궁터에 대한 미국대사관 건립 양해각서 체결 논란과 관련,증인 출석을 거부해 지난 13일 대검에 고발됐다.

반면 정무위와 문광위에서 논란 끝에 대북관련 주요 증인으로 채택되었던 정몽헌(鄭夢憲) 현대아산이사회 회장과 김윤규(金潤圭) 현대아산 대표 등은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았다.

특히 정무위는 현대그룹의 4000억원 대북지원설과 관련,금융감독위 등에 대한 국감에서 한나라당측이 200여명의 증인을 요청했다가 민주당측의 반발로 40명으로 줄여 출석요구서를 보냈으나,끝내 정몽헌 회장 등 12명이 불참했다.이에 지난 14일 상임위를 열고 한나라당과 민주당 간사 합의로 불출석 증인 12명을 모두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으나,일부 의원들이 일괄처벌에 이의를 제기하자 “다음에 논의하자.”며 서둘러 산회,사실상 처벌을 면책해준 셈이 됐다.

이날 한나라당 임진출(林鎭出) 의원은 “출석통지서를 받고도 피치 못할 사정으로 해외에 출국한 사람도 있을 텐데 일괄처벌은 문제가 있다.”면서 “일괄처벌이 관행이 된다면 중대 사건의 관련자들이 증언을 피하기 위해 출석통지서를 받기 전에 일부러 출국하는 사례도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민주당 박병석(朴炳錫) 의원은 “국감장에 공직자도 아닌 기업인을 무분별하게 부르고,수십명을 불러놓고 막상 증언대에 한번도 세우지 않은 일도 잘못”이라고 비판했다.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당시 출석 증인의 20∼30%는 발언 기회조차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불출석 증인은 ‘증인·감정 등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검찰에 약식기소돼 200만원 정도의 벌금형을 받는다.국회는 2000년에는 불참자 전원을 형사고발했으나 지난해엔 여야 합의로 모두 ‘불참사유 인정처리’를 했다.

민주당 의원실의 한 관계자는 “국회가 정쟁 때문에 마구잡이로 기업인들을 불러 윽박지르거나 하루종일 국감장에 앉혀 놓았다가 그대로 돌려보내는 일은 자제돼야 한다.”고 말했다.한나라당 의원실 관계자도 “불참자 증인 중에 억울한 사람이 없게 정기국회 폐회 후 개별심사를 통해 선별 처벌하는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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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운기자 kkwoon@
2002-11-18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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