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시정연설 대독 논란

국회 시정연설 대독 논란

입력 2002-10-08 00:00
수정 2002-10-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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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국회 시정연설을 총리가 대독하는 관례에 국회의장이 처음으로 제동을 걸었다.박관용(朴寬用) 국회의장은 7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 제출에 따른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김석수(金碩洙) 총리가 대독하는 것을 거부했다.이에 따라 오전 10시에 열릴 예정이었던 본회의가 지연되다가 11시에 열렸다.

박 의장은 이날 아침 9시40분쯤 양당 총무를 불러 ‘총리의 대독 수용 불가’방침을 전했다.의장 취임 이후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을 직접 하도록 간곡히 요청했지만 관례가 없다는 이유로 거부당한 데 따른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이규택(李揆澤)·민주당 정균환(鄭均桓) 총무는 “현상황에서 정부의 시정연설을 듣지 않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설득,일단 총리 대독을 듣기로 했다.그러나 박 의장의 화는 누그러지지 않았다.박 의장은 의장실을 찾은 김 총리에게도 “(대통령이) 코펜하겐까지 가서 연설을 하면서 정작 우리 국회에서 연설을 못 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비판했다.

논란이 일자 청와대는 조기수습에 나섰다.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상황을 보고받고 “사전에 충분히 양해를 구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조순용(趙淳容) 정무수석은 “박 의장의 양해를 미리 받지 못한 것은 잘못된 일이었다.”고 말했다.청와대가 이처럼 진화에 나선 것은 국정운영을 위해 정치권의 협력이 절실한 상황에서 청와대와 국회간 갈등 양상이 빚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김재천기자 patrick@

2002-10-08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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