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길섶에서] 카오스 미인

[2002 길섶에서] 카오스 미인

최태환 기자 기자
입력 2002-10-03 00:00
수정 2002-10-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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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타이완의 고궁박물관을 들렀다가 양귀비 조각상을 보고 적지않이 실망한 적이 있다.조각상에선 당(唐) 현종의 넋을 잃게 했다는 미모를 전혀 떠올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조각상이 남아있는 클레오파트라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싶다.요즘 미인의 기준으로 보면,어쩐지 어색하다.하지만 당시 미감으로 보면,대단한 미모였는지 모른다.

자신만의 개성과 독특한 매력이 강조되는 요즘이다.어느 작가는 디지털 시대의 미인을 ‘카오스 미인’이라고 규정했다.스스로 파괴하고 창조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자아실현이 가능한 ‘무정형의 미인’이 돋보이는 시대라는 설명이다.단순히 외모보다 느낌이나 분위기를 중요시하는 세태의 반영이 아닌가 싶다.

부산 아시안게임에 참석한 북한 응원단이 화제다.하나같이 빼어난 미모에다 화려한 복장과 일사불란한 응원이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하지만 몰개성의 모습들이 ‘카오스 미인’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있는 것 같아 조금은 씁쓸하다.

최태환 논설위원

2002-10-03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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