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유엔총회연설/ “이라크에 새달중순 최후통첩”

부시 유엔총회연설/ “이라크에 새달중순 최후통첩”

입력 2002-09-14 00:00
수정 2002-09-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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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백문일특파원)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12일 유엔 총회 연설은 다양한 복선을 깔고 있다.미국의 ‘일방주의’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을 비켜가면서도 이라크에 대한 독자적 군사행동을 할 근거까지 마련했다.미국을 겨냥한 이라크의 위협을 제시하기보다 불법적 정권에 대처하지 못하는 유엔의 ‘무능력’을 내세워 미국이 ‘다자주의’의 일원임을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공격을 위한 ‘시간표’를 설정하지 않았다.이라크에 최후통첩을 전하면서도 시한 설정은 유엔의 몫으로 남겼다.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한다는 구체적 증거도 제시하지 않았다.대신 10년 동안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조롱한 사담 후세인의 도덕성에 초점을 맞췄다.때문에 이번만큼은 유엔이 적극 나서야 한다는 논리를 펼쳤다.유엔 스스로 이라크 문제를 풀게 만드는 지극히 정치적이고 외교적인 전략을 구사했다.

그렇다고 이라크 공격을 위해 유엔의 승인을 기다리겠다는 말은 결코 하지 않았다.무기사찰에 대한 시한 설정 등을 요구하는 이라크 결의안을 도출하는 데 안보리와 적극 협력한다는 게 전부다.결의안 채택에 시간이 걸리면 독자행동에 나서겠다는 의미다.백악관 관계자는 어떤 내용이 담겨야 할지 유엔은 충분히 알고 있기 때문에 결의안 채택에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나름대로의 시간표가 이미 설정됐다는 뜻이기도 하다.부시 대통령의 이번 연설은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의 제안을 적극 활용했다.시라크 대통령은 이라크가 무기사찰을 받아들이는 시한을 3주간으로 정하고 이후에 미국이 안보리에서 무력사용 승인을 받게 하자고 주장했다.연설에서는 이 두가지를 한꺼번에 요구했다.

콜린 파월 장관은 13일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영국,프랑스,러시아,중국 등과 연쇄협상에 들어갔다.영국이 결의안 초안을 작성하고 이라크에 대한 최후통첩 시한도 10월 중순 정도로 담을 예정이다.비슷한 제안을 한 프랑스가 손을 뺄 리 없고 유엔 안보리의 ‘무용론’까지 제기된 상황에서 러시아와 중국도 거부하기가 쉽지 않다.

미국의 요구대로 결의안이 채택되더라도 이라크가 이를 수용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미 행정부의 고위관리는 이라크가 수용하면 군사행동은 없느냐는 질문에 “후세인 정권이 받아들일 가능성은 없다.”고 말해,전쟁 명분을 얻기위한 외교적 노력임을 시인했다.부시 대통령도 “이라크가 미국의 요구를 수용,국제사회와의 충돌을 피할지 매우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미 의회에서는 이라크 공격에 대한 반대여론이 상당부분 수그러졌다.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부시 행정부가 군사행동을 위한 의회의 승인을 받기가 어렵지 않을 것이라며 내년 1월 이전에 전쟁이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조지프 바이든 민주당 상원 외교위원장도 부시 대통령의 연설은 전세계를 경멸한 후세인을 강력히 규탄한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다만 톰 대슐 민주당 상원 원내총무는 외국의 반응과 아프가니스탄전쟁 파급 효과,후세인을 대체할 정권 등에 의문을 표하며 부시 행정부의 전쟁 승인에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부시 행정부는 10월 초를 전후해 이라크 공격 승인안을 낼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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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p@
2002-09-14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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