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명의 여류문인이 눈길을 끈다.한 사람은 죽음에 비견되는 자전 에세이로,또 한 사람은 아주 독특한 소설을 들고 오랜만에 우리 곁을 찾았다.시인 김승희와 소설가 전혜성이 그들이다.
●33세의 팡세= ‘첫사랑이 마지막 사랑일 수 있도록 삶과 시를 지순하게 믿어 보고 싶다.’는 ‘숙명의 시인’김승희(50)씨가 펴낸 자전적 에세이집(문학사상사).책을 읽는 순간 무엇인가 아주 짧고 질긴 것,이를 테면 투명한 낚싯줄같은 것이 맘먹고 땡기는 듯한 전율을 느끼게 된다.그것은 일반적으로 산문이 줄 수 있는 감동이나 ‘눈끌기’를 뛰어넘는 무엇이다.
김승희,약관 20세에 시로 신춘문예에 당선된 뒤 6권의 시집을 잇따라 냈으며,다시 신춘문예에 소설이 당선된 뒤 장편소설과 평론,연구서를 펴낸 대학교수다.
글을 읽다가 언뜻 스쳐가는 ‘광기’를 두고 ‘어쩌면 그의 내면에 감춰진 열정이거나 순결일 것’이라고 여기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내 생은 영원한 자살수첩’‘태초에 상처가 있었다’‘청춘이여,헛된 매춘이여’등의 글에는 확실히 진실에만 깃드는 광성(狂性)이 있고 ‘자살의 처절함으로 빚은 반야의 꽃같은 언어’가 파닥이며 살아 있다.8500원.
●트루스의 젖가슴= “댁들도 내 젖을 먹고 싶으시오?” 소설 ‘마요네즈’로 문학동네 신인작가상을 수상한 작가 전혜성(43)이 5년만에 새로 낸 장편소설(문이당).‘주제에 대한 진지함과 연극 현장에 대한 디테일한 묘사가 뛰어나다.’는 평단의 평가와 함께 올해 대산창작기금 수혜작으로 선정돼 일찌감치 관심을 모은 작품.
한 편의 희곡을 둘러싸고 기획·연출가와 배우 등 각기 다른 이력과 열정을 가진 3명의 여성이 엮어내는 ‘관계’를 개성있는 시각으로 그렸다.
작중 희곡 ‘트루스의 젖가슴’은 ‘소저너 트루스’라는 실존 인물의 구술 자서전 ‘소저너 트루스의 이야기’(1850)에 담긴 내용 중 일부를 작가가 모노드라마 형식으로 재구성한 가상의 작품.연극을 위해 모인 세 여자는 ‘무대’를 정점으로 스스로의 꿈과 의지를 투영해 가면서 갈등과 결말을 이끈다.
작가는 19세기 미국의 노예 출신 흑인 여성 인권운동가 소저너 트루스의 이야기를 통해 여성의 영성,파워와 자유,존엄을 얘기한다.‘트루스의 젖가슴’에서 소저너 트루스는 그녀가 남자일 거라고 억지 주장을 펴는 자들을 향해 자신의 검은 젖가슴을 드러내 보이며 말한다.“댁들도 내 젖을 먹고 싶으시오?”
개인사,개인사라기보다는 모든 사람이 언제든 경험할 수 있는 ‘아픔’이 선연하게 개입하면서,‘여성의 섹슈얼리티’와 여기에 뿌리내린 ‘예기치 못한 생의 진실’이 반전으로 얽혀 작품의 묘미를 더한다.8500원.
심재억기자
●33세의 팡세= ‘첫사랑이 마지막 사랑일 수 있도록 삶과 시를 지순하게 믿어 보고 싶다.’는 ‘숙명의 시인’김승희(50)씨가 펴낸 자전적 에세이집(문학사상사).책을 읽는 순간 무엇인가 아주 짧고 질긴 것,이를 테면 투명한 낚싯줄같은 것이 맘먹고 땡기는 듯한 전율을 느끼게 된다.그것은 일반적으로 산문이 줄 수 있는 감동이나 ‘눈끌기’를 뛰어넘는 무엇이다.
김승희,약관 20세에 시로 신춘문예에 당선된 뒤 6권의 시집을 잇따라 냈으며,다시 신춘문예에 소설이 당선된 뒤 장편소설과 평론,연구서를 펴낸 대학교수다.
글을 읽다가 언뜻 스쳐가는 ‘광기’를 두고 ‘어쩌면 그의 내면에 감춰진 열정이거나 순결일 것’이라고 여기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내 생은 영원한 자살수첩’‘태초에 상처가 있었다’‘청춘이여,헛된 매춘이여’등의 글에는 확실히 진실에만 깃드는 광성(狂性)이 있고 ‘자살의 처절함으로 빚은 반야의 꽃같은 언어’가 파닥이며 살아 있다.8500원.
●트루스의 젖가슴= “댁들도 내 젖을 먹고 싶으시오?” 소설 ‘마요네즈’로 문학동네 신인작가상을 수상한 작가 전혜성(43)이 5년만에 새로 낸 장편소설(문이당).‘주제에 대한 진지함과 연극 현장에 대한 디테일한 묘사가 뛰어나다.’는 평단의 평가와 함께 올해 대산창작기금 수혜작으로 선정돼 일찌감치 관심을 모은 작품.
한 편의 희곡을 둘러싸고 기획·연출가와 배우 등 각기 다른 이력과 열정을 가진 3명의 여성이 엮어내는 ‘관계’를 개성있는 시각으로 그렸다.
작중 희곡 ‘트루스의 젖가슴’은 ‘소저너 트루스’라는 실존 인물의 구술 자서전 ‘소저너 트루스의 이야기’(1850)에 담긴 내용 중 일부를 작가가 모노드라마 형식으로 재구성한 가상의 작품.연극을 위해 모인 세 여자는 ‘무대’를 정점으로 스스로의 꿈과 의지를 투영해 가면서 갈등과 결말을 이끈다.
작가는 19세기 미국의 노예 출신 흑인 여성 인권운동가 소저너 트루스의 이야기를 통해 여성의 영성,파워와 자유,존엄을 얘기한다.‘트루스의 젖가슴’에서 소저너 트루스는 그녀가 남자일 거라고 억지 주장을 펴는 자들을 향해 자신의 검은 젖가슴을 드러내 보이며 말한다.“댁들도 내 젖을 먹고 싶으시오?”
개인사,개인사라기보다는 모든 사람이 언제든 경험할 수 있는 ‘아픔’이 선연하게 개입하면서,‘여성의 섹슈얼리티’와 여기에 뿌리내린 ‘예기치 못한 생의 진실’이 반전으로 얽혀 작품의 묘미를 더한다.8500원.
심재억기자
2002-08-24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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