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해임안 법무부·검찰 반응/ “”검찰중립 훼손”” “”장관고집 때문””

장관해임안 법무부·검찰 반응/ “”검찰중립 훼손”” “”장관고집 때문””

입력 2002-08-24 00:00
수정 2002-08-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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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한나라당이 김정길 법무장관의 해임건의안을 제출하자 법무부와 검찰에서는 “한나라당의 정치공세가 너무 심한 것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와 함께 “적절치 못한 인사가 결국 화를 불러일으켰다.”는 ‘자책론’도 제기됐다.

이날 해임건의안 제출 소식이 전해지자 법무부와 대검의 간부들은 사태의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었다.박영관 서울지검 특수1부장의 유임 등 전날 단행된 평검사 인사에 따른 파문이 아직 가라앉지 않은 가운데 앞으로 닥칠 혼란을 걱정하는 이들이 많았다.

특히 이번 해임건의안 제출이 ‘검찰에 대한 엄포’수준이 아니라 재적의원 과반수 이상을 보유한 한나라당이 실제로 김 장관의 해임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법무부와 검찰은 더욱 침울한 표정이었다.

김 장관은 “야당의 거센 반발은 예상했지만 정치권에 의해 검찰 인사가 흔들리는 전례를 남기지 않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며 담담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으며,이명재 검찰총장은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대검의 고위 간부는 “과정이야 어떻게 됐든 법무장관이 인사권을 행사한 것을 놓고 야당이 해임건의안까지 제출한 것은 지나치다.”면서 “이 땅의 정치인들 가운데 검찰의 정치적 독립을 진정으로 원하는 사람이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서울지검의 한 검사는 “‘병풍’수사는 검찰이 하고 싶어서 하는 것도 아니고 지금까지 검찰이 뚜렷하게 잘못한 것도 없다.”면서 “박 부장이 수사하는 것이 문제라면 앞으로 정치적 사건은 배당을 국회에서 해야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법무부 관계자는 “제발 정치권이 눈앞에 놓인 이해 득실보다 국익을 우선시한다는 마음으로 법무부와 검찰이 바로 서도록 도와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반면 검찰의 한 중견 간부는 “장관의 판단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장관은 먼저 위기를 맞고 있는 검찰을 보호할 의무가 있었다.”면서 “상당수의 법무부·검찰 간부가 박 부장의 전보를 요구한 것으로 아는데 김 장관이 지나치게 고집을 부린 것같다.”고 질책했다.재경지청의 한 소장 검사도 “지금 이 상황에서 어떤 결과를 내놓든 수사의 공정성을 인정받을 수 있겠느냐.”면서 “겨우 안정과 신뢰를 회복하고 있는 법무부와 검찰이 이번 사태로 다시 큰 타격을 받게 됐다.”고 밝혔다.

장택동 조태성기자 taecks@
2002-08-2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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