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몽준씨, 정체성 밝혀라

[사설] 정몽준씨, 정체성 밝혀라

입력 2002-08-23 00:00
수정 2002-08-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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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의원의 행보가 아리송하다.신당을 추진하는 것은 분명해 보이는데,그 정체성이 여전히 모호하다.박근혜·이한동·이인제 의원 등과 4자 연대를 선호하는 듯 하다가 민주당과 ‘반부패 국민신당’까지 나와 속내를 짐작하기 어려운 형국이다.오죽했으면 민주당내에서 “한 사람(정 의원을 지칭)을 쳐다보고 113명의 의원들이 춤을 추고 있다.”고 비아냥거리는 말까지 나오겠는가.

사실 정 의원에게는 여론조사의 높은 지지도만 있지,‘이것이다.’고 할 만한 깃발이 보이지 않는다.독자신당으로 가닥을 잡아가는 것 같으나,그 방향과 내용이 불투명하다.솔직히 기존정당과 적당히 거리를 두면서 반사이익이나 챙기려는 속셈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들 정도로 이렇다할 노선과 지향점이 없는 것이다.한 나라를 책임지고 경영하겠다는 큰 정치인으로서 진지함과 무게 역시 얼른 눈에 띄지 않는다.

아직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하지 않은 상태라고 강변한다면 할 말은 없다.그러나 선언만 하지 않았을 뿐,정 의원이 대권행보를 하고 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그렇다면 높은 지지도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옳은 자세일 것이다.최소한 ‘누구와는 이념과 정체성이 달라 같이 당을 할 생각이 없다.’는 정도만이라도 밝혀야 한다고 본다.또 스스로 구상중인 정치개혁과 새 정치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게 마땅하다.나아가 무엇을 하기 위해 대선 출마를 마음에 두고있는지를 국민에게 진솔하게 알리는 것이 큰 정치인의 도리일 것이다.

지지도는 늘 변하게 마련이다.파죽지세의 노풍(盧風)이 3개월만에 급전직하할지 누가 알았겠는가.자신만의 깃발이 없이 여론몰이와 반사이익 챙기기에 급급한 듯한 행보로는 정풍(鄭風) 역시 사상누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길 바란다.

2002-08-2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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