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지역에 집중호우가 내린 이후 정치권과 정부,이재민들의 움직임을 지켜보면서 턱없이 낮은 우리사회의 ‘법 의식’ 수준에 대해 씁쓸함을 금할 수없었다.
법을 제정하는 국회의원들은 자신들이 만든 법 체계를 스스로 인정하지 않았고,행정부는 이재민들의 성난 목소리에 놀라 편의적 발상으로 법을 집행하는 데 급급해했다.여기에다 이번 호우가 재해가 아닌 ‘인재’라고 보는 주민들은 가두 시위와 집회 등을 통해 요구를 관철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무엇보다 정치권과 정부에서 피해지역을 ‘특별재해극심지역’과 ‘피해극심지역’으로 지정한 것은 현행 법 체계를 근본적으로 부정한 처사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자연재해대책법 62조 4항은 ‘피해상황이 극심한 지역에 대해 군장비 및 병력을 지원하고 국고지원 재해사업을 우선할 수 있다.”고만 규정하고 있다.특별재해극심지역이라든가 피해극심지역으로 지정할 근거 조항은 이 법 어디에도 없다.
그러나 정치권은 재난관리법에 규정된 화재·폭발·환경오염 등 원인자가 있는 재난으로 인한 피해지역에 선포되는 ‘특별재난지역’을 임의적으로 원용,특별재해극심지역이라는 용어를 만들어 냈다.국회의원 자신들이 자연재해를 규정한 자연재해대책법과 인위재난을 규정한 재난관리법과의 상호 법체계가 다르다는 점을 부인한 꼴이 됐다.
행정자치부도 특별재해극심지역 선포가 법적 근거가 없고 실질적인 효과도 없다는 입장을 보이다가 정치권의 요구에 밀려 피해극심지역이라는 말을 급조하는 걸로 책임을 다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정치권과 정부의 잇따른 ‘편법 처방’에 이재민들은 아예 현행 법체계를 인정하지 않고 특별재난지역 지정을 요구하고 있으며,이 주장에 일면 수긍이 간다.하지만 이재민들도 실정법을 무시한 채 단체행동에 나서기보다는 자연재해대책법에서도 특별재난지역을 선포할 수 있도록 조속한 법 개정을 촉구하는 냉정한 자세를 견지할 필요가 있다.흡족하지 않은 지원액에 대해서도 입법과정을 통해 보상받는 노력을 병행해야 함은 물론이다.
정치권과 정부가 이제라도 이재민들에게 실질적인 지원을 해줄 수 있도록 자연재해대책법 개정 등 관련법을 정비하고,추경예산을 활용해 합당한 보상안을 제시하는,진지한 자세를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이종락 공공정책팀 기자jrlee@
법을 제정하는 국회의원들은 자신들이 만든 법 체계를 스스로 인정하지 않았고,행정부는 이재민들의 성난 목소리에 놀라 편의적 발상으로 법을 집행하는 데 급급해했다.여기에다 이번 호우가 재해가 아닌 ‘인재’라고 보는 주민들은 가두 시위와 집회 등을 통해 요구를 관철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무엇보다 정치권과 정부에서 피해지역을 ‘특별재해극심지역’과 ‘피해극심지역’으로 지정한 것은 현행 법 체계를 근본적으로 부정한 처사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자연재해대책법 62조 4항은 ‘피해상황이 극심한 지역에 대해 군장비 및 병력을 지원하고 국고지원 재해사업을 우선할 수 있다.”고만 규정하고 있다.특별재해극심지역이라든가 피해극심지역으로 지정할 근거 조항은 이 법 어디에도 없다.
그러나 정치권은 재난관리법에 규정된 화재·폭발·환경오염 등 원인자가 있는 재난으로 인한 피해지역에 선포되는 ‘특별재난지역’을 임의적으로 원용,특별재해극심지역이라는 용어를 만들어 냈다.국회의원 자신들이 자연재해를 규정한 자연재해대책법과 인위재난을 규정한 재난관리법과의 상호 법체계가 다르다는 점을 부인한 꼴이 됐다.
행정자치부도 특별재해극심지역 선포가 법적 근거가 없고 실질적인 효과도 없다는 입장을 보이다가 정치권의 요구에 밀려 피해극심지역이라는 말을 급조하는 걸로 책임을 다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정치권과 정부의 잇따른 ‘편법 처방’에 이재민들은 아예 현행 법체계를 인정하지 않고 특별재난지역 지정을 요구하고 있으며,이 주장에 일면 수긍이 간다.하지만 이재민들도 실정법을 무시한 채 단체행동에 나서기보다는 자연재해대책법에서도 특별재난지역을 선포할 수 있도록 조속한 법 개정을 촉구하는 냉정한 자세를 견지할 필요가 있다.흡족하지 않은 지원액에 대해서도 입법과정을 통해 보상받는 노력을 병행해야 함은 물론이다.
정치권과 정부가 이제라도 이재민들에게 실질적인 지원을 해줄 수 있도록 자연재해대책법 개정 등 관련법을 정비하고,추경예산을 활용해 합당한 보상안을 제시하는,진지한 자세를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이종락 공공정책팀 기자jrlee@
2002-08-22 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