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명분 약한 서울은행 파업 결의

[사설] 명분 약한 서울은행 파업 결의

입력 2002-08-14 00:00
수정 2002-08-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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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행 노조가 하나은행과의 강제 합병을 저지하기 위해 99.1%의 찬성으로 파업을 결의했다고 한다.서울은행 노조는 하나은행이 미국계 투자펀드사인 론스타보다 1500억원 가량 높은 인수가격을 제시했으나 금액이 확정되지않은 주식이고,하나은행이 서울은행을 인수하면 인수가격보다 많은 1조 2000억원의 법인세를 5년에 걸쳐 환급받는 만큼 ‘특혜’라는 것이다.또 정부측이 서울은행 매각협상 과정에서 ‘우량은행과의 합병’을 끈질기게 요구함으로써 하나은행에 넘어가도록 유도하는 등 공정성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다는것이 노조의 시각이다.하지만 노조가 파업을 무기로 하나은행과의 합병에 결사 항전하는 가장 큰 이유는 ‘고용 불안’에 있는 것 같다.

노조가 조합원의 신분 보장을 최우선시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노조측은 하나은행장이 서울은행과 합병하더라도 인위적인 고용조정은 하지 않겠다고 공언하고 있으나 예전의 경영 행태를 볼 때 믿을 수 없다고 말한다.하나은행의 경우 보람은행과 충청은행을 합병한 후 피인수 은행의 직원들이대거 퇴직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론스타 역시 고용 조정의 필요성에 대해언급했으나 종합금융그룹을 지향한다는 소문이어서 론스타로의 인수가 신분보장에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은행은 IMF 이후 대표적인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목돼 5조 6000억원의공적자금이 투입됐다.서울은행과는 상관도 없는 국민들이 모두 부담해야 하는 돈이다.따라서 국민들로서는 서울은행 임직원의 고용 안정보다는 최대한비싼 값을 받는 것이 더 중요하다.노조가 파업 명분으로 내세우는 헐값 시비나 공정성 문제 등도 국민이 따질 문제지,노조의 몫이 아니다.서울은행 매각 주체인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물론,서울은행 노조도 국민의 입장에서 판단해주기 바란다.

2002-08-1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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