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노동자 7일째 농성 르포/””여권 뺏기고 무일푼 쫓겨나””

외국인노동자 7일째 농성 르포/””여권 뺏기고 무일푼 쫓겨나””

입력 2002-07-29 00:00
수정 2002-07-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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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은 빼앗기고 월급도 못 받은 채 직장에서 쫓겨났습니다.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맞습니까?”

휴일인 28일 서울 명동성당에서는 외국인노동자 70여명과 시민·종교단체회원 10여명이 일주일째 농성을 벌였다.이들은 정부가 지난 15일 발표한 산업연수생 증원 등을 골자로 하는 ‘외국인력제도 개선 방안’에 반대하기 위해 이곳에 모였다.

낮엔 35도를 오르내리는 뙤약볕을 가릴 천막도 없이 맨바닥에서 버티고 밤엔 열대야 때문에 잠을 못 이룬 탓인지 이들의 표정에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서로 말이 통하지 않지만 손짓,발짓을 해가며 한국에서의 경험담을 얘기하고 상처를 보듬어주는 것만이 유일한 위안이었다.

농성에 합류한 외국인노동자는 대부분 방글라데시와 인도네시아,네팔 등에서 ‘코리안 드림’을 안고 한국에 온 불법체류자들.

2년 전 입국한 왈레라(32·키르기스스탄)는 최근 서울 구파발의 한 공장에서 일을 하던 중 기계 오작동으로 전원을 급히 끄다 오른쪽 다리가 부러졌다.공장장은 재해 보상을 해주기는커녕 더 이상 일할 수없다는 이유로 그를 내쫓았다.관광비자로 입국,간병인 일을 해온 사할린 동포 김영철(43)씨는 “경찰관을 볼 때마다 가슴을 졸인다.”고 고개를 떨구었다.

외국인노동자대책협의회 공동대표 최의팔(55) 목사는 “산업연수생으로 입국한 외국인 노동자가 저임금과 인권 침해에 시달리다 업체에서 도망나와 불법체류자가 되곤 한다.”면서 “자진신고한 불법체류자의 신분부터 인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지난 일주일 동안 이들은 명동 일대를 돌며 5000여명의 시민들에게 자신들의 딱한 처지를 호소하는 유인물을 나눠주고 ‘산업연수제 철폐’를 위한 서명을 받았다.조만간 청와대와 국가인권위원회에 연대서명서를 낼 예정이다.29일부터는 산업연수생제도의 담당 부서인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건물로 옮겨 농성을 계속할 작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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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혜영 오석영기자 koohy@
2002-07-29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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