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사이에 실질적인 군사분계선인 북방한계선(NLL)과 북측이 주장하는 해상경계선의 차이가 서해에서 무력 충돌의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북한의 방송들이 6·29 서해교전 직후 “남조선이 해상경계선을 넘어 먼저 도발했다.”고 억측 보도한 데에는 그들 나름의 주장을 근거로 하고 있다.우리 어선들이 연평도 주변 NLL을 넘어 이번 사태가 비롯됐다는 일부의 관측은 사실무근으로 확인됐으나,정부 차원에서 무력충돌의 재발 방지를 위해 적극적으로 문제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NLL과 해상경계선=연평도 북단 3㎞ 지점에 어업통제선이 지나간다.어민들은 어떠한 경우에도 이 통제선 바깥쪽 어장에서 조업할 수 없다.어업통제선북쪽 2.7㎞에 월선(越線)을 경고하는 어로저지선(적색선)이 있다.저지선 북쪽 8.1㎞ 지점을 지나는 선이 지난 53년 유엔군사령부가 정한 NLL이다.
반면 북측이 주장하는 해상경계선은 우도를 중심으로 서남쪽 45도로 이어지는 직선이다.이번에 교전이 발생한 곳은 적색선을 3㎞ 가까이지난 연평도 서북쪽 지점이다.해군 2함대 소속 고속정과 북측의 경비정은 NLL을 사이에 두고 대치하고 있으나,북측은 NLL 우리측 안쪽까지 관할 해역이라고 주장하고 있다.적색선 주변에서 우리 어선들이 불법조업을 하면 가끔씩 북측 경비정이 출몰하는 원인도 여기에 있다.
◇연평도 주민의 어로 실태=최근들어 연평도 꽃게잡이 어선 56척 가운데 상당수가 통제선 안쪽 어장을 벗어나 적색선 주변에서 어로 활동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연평도 해안경찰대가 파악한 바로는 교전이 발생하기 직전인 지난달 27일과 28일에 각각 30여척씩 이곳에서 불법조업을 했다는 것이다.그 곳에는 해군 고속정의 순찰을 방해하기 위한 버려진 어망이 수없이 떠다닌다.
이례적으로 이틀에 걸쳐 북한 경비정이 그 해역에 출몰한 것이 이때다.그러나 27일 새벽 조업통제권을 지닌 해병 6여단이 주민들의 요구에 못이겨 적색선 주변의 조업을 허락했다는 어민들의 증언은 해군측의 해명과 다른 만큼 3일 현지에 파견된 합참전비태세검열단의 조사가 필요한 부분이다.
어민들은 이른바 ‘손때가 덜 묻은 어장’을 찾아 자꾸 북쪽으로 진출하고 해군 고속정은 이를 막느라 자주 숨바꼭질을 하는 처지다.따라서 저지선과 NLL 사이 8.1㎞ 해역은 북한 경비정,남한 고속정과 함께 우리 어선들이 가끔 뒤엉키는 곳이다.
◇남북 공동어로구역 설정=정부가 서해 5개도 해역의 문제해결에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무엇보다 남북한간의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데 있다.
한국해양대 김영구(金榮球) 교수는 “공동어로구역 설정과 주요 해로 공동지정 문제가 비교적 쉬운 문제해결 방안일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의 다른 관계자는 “북측은 장관급회담에서 동해 원산항 주변 해역에 공동어로구역을 설정할 것을 먼저 제안한 일도 있는 만큼 합리적인 평화유지 방안으로 추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측 북의 도발증거 확보 리언 라포트 유엔군사령관은 지난 1일 국방부를 방문,“대북 감시·정찰 활동을 크게 강화했다.”고 밝혔다. 합참과 해군은 미군이 한반도 상공을 맴도는 첨보위성과 U-2 정찰기의 첩보 수집을통해 북한 경비정의 선제공격 장면이나 피해규모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사진 및 영상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보고 정보제공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군측은 99년 서해교전 당시에는 북측 함정들이 피해 규모를 해군기지와 평양 등에 보고하는 내용을 감청하는 데 성공,사상자 수를 정확히 파악한 바 있다.
김경운기자 kkwoon@
북한의 방송들이 6·29 서해교전 직후 “남조선이 해상경계선을 넘어 먼저 도발했다.”고 억측 보도한 데에는 그들 나름의 주장을 근거로 하고 있다.우리 어선들이 연평도 주변 NLL을 넘어 이번 사태가 비롯됐다는 일부의 관측은 사실무근으로 확인됐으나,정부 차원에서 무력충돌의 재발 방지를 위해 적극적으로 문제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NLL과 해상경계선=연평도 북단 3㎞ 지점에 어업통제선이 지나간다.어민들은 어떠한 경우에도 이 통제선 바깥쪽 어장에서 조업할 수 없다.어업통제선북쪽 2.7㎞에 월선(越線)을 경고하는 어로저지선(적색선)이 있다.저지선 북쪽 8.1㎞ 지점을 지나는 선이 지난 53년 유엔군사령부가 정한 NLL이다.
반면 북측이 주장하는 해상경계선은 우도를 중심으로 서남쪽 45도로 이어지는 직선이다.이번에 교전이 발생한 곳은 적색선을 3㎞ 가까이지난 연평도 서북쪽 지점이다.해군 2함대 소속 고속정과 북측의 경비정은 NLL을 사이에 두고 대치하고 있으나,북측은 NLL 우리측 안쪽까지 관할 해역이라고 주장하고 있다.적색선 주변에서 우리 어선들이 불법조업을 하면 가끔씩 북측 경비정이 출몰하는 원인도 여기에 있다.
◇연평도 주민의 어로 실태=최근들어 연평도 꽃게잡이 어선 56척 가운데 상당수가 통제선 안쪽 어장을 벗어나 적색선 주변에서 어로 활동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연평도 해안경찰대가 파악한 바로는 교전이 발생하기 직전인 지난달 27일과 28일에 각각 30여척씩 이곳에서 불법조업을 했다는 것이다.그 곳에는 해군 고속정의 순찰을 방해하기 위한 버려진 어망이 수없이 떠다닌다.
이례적으로 이틀에 걸쳐 북한 경비정이 그 해역에 출몰한 것이 이때다.그러나 27일 새벽 조업통제권을 지닌 해병 6여단이 주민들의 요구에 못이겨 적색선 주변의 조업을 허락했다는 어민들의 증언은 해군측의 해명과 다른 만큼 3일 현지에 파견된 합참전비태세검열단의 조사가 필요한 부분이다.
어민들은 이른바 ‘손때가 덜 묻은 어장’을 찾아 자꾸 북쪽으로 진출하고 해군 고속정은 이를 막느라 자주 숨바꼭질을 하는 처지다.따라서 저지선과 NLL 사이 8.1㎞ 해역은 북한 경비정,남한 고속정과 함께 우리 어선들이 가끔 뒤엉키는 곳이다.
◇남북 공동어로구역 설정=정부가 서해 5개도 해역의 문제해결에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무엇보다 남북한간의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데 있다.
한국해양대 김영구(金榮球) 교수는 “공동어로구역 설정과 주요 해로 공동지정 문제가 비교적 쉬운 문제해결 방안일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의 다른 관계자는 “북측은 장관급회담에서 동해 원산항 주변 해역에 공동어로구역을 설정할 것을 먼저 제안한 일도 있는 만큼 합리적인 평화유지 방안으로 추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측 북의 도발증거 확보 리언 라포트 유엔군사령관은 지난 1일 국방부를 방문,“대북 감시·정찰 활동을 크게 강화했다.”고 밝혔다. 합참과 해군은 미군이 한반도 상공을 맴도는 첨보위성과 U-2 정찰기의 첩보 수집을통해 북한 경비정의 선제공격 장면이나 피해규모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사진 및 영상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보고 정보제공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군측은 99년 서해교전 당시에는 북측 함정들이 피해 규모를 해군기지와 평양 등에 보고하는 내용을 감청하는 데 성공,사상자 수를 정확히 파악한 바 있다.
김경운기자 kkwoon@
2002-07-0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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