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후보 재신임 이후/盧측 대선행보 본격화/反盧측 물밑 반격준비/노무현후보 문답

노무현후보 재신임 이후/盧측 대선행보 본격화/反盧측 물밑 반격준비/노무현후보 문답

이춘규 기자 기자
입력 2002-06-20 00:00
수정 2002-06-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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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19일 당무위원회의를 열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를 재신임함으로써‘노무현체제 민주당’구축이 가속화될 전망이다.6·13지방선거 후 흔들리던 민주당이 모양을 갖춰가는 것은 ‘월드컵 8강 진출’이 간접적으로 도와준 바 크다.하지만 8·8재보선 후 후보재경선 문제는 여전히 논란거리다.비주류를 중심으로 신당창당이나 외부인사영입도 추진되고 있다.민주당의 앞날을 다각도로 점검한다.

■盧측 대선행보 본격화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가 19일 재신임 문제가 일단락되자 8·8재보선의 책임과 함께 권한을 강조하면서 “지금부터 노무현프로그램을 가동해나가겠다.”고 밝히면서 대선행보를 다시 본격화했다.친정(親政)체제 구축을 통해 ‘노무현당’으로의 변신을 가속화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됐다.

하지만 민주당이 지방선거 참패의 상처를 털어내고 ‘노무현당’으로 바뀌는 데는 부정적 전망도 상당하다.

노 후보는 당장 자신의 책임하에 8·8재보선을 치르겠다며 공천과정에서 ‘노무현 색깔’의 개혁적·전문적인 인사들을 고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하지만 대통령후보-당 분리와 집단지도체제라는 현실의 벽 때문에 공동지분을 가진 최고위원 등으로부터 나눠먹기 요구에 시달릴 공산이 커 보인다.

이인제(李仁濟) 의원측을 중심으로 한 비주류의 반발이 시들지 않고 있는 것도 노무현체제 구축에 장애물이다.노 후보 자신의 당기반이 미약한 데다 자금과 조직으로 소속 의원들을 끌어들일 구심력도 없다.게다가 최근에는 지지율마저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노무현당 추진의 벽으로 인식된다.

그러나 긍정적인 전망을 할 수 있는 측면도 있다.우선 당내 위기의식이 팽배, “노 후보를 중심으로 뭉쳐야 살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실례로 이날 당무회의에서는 상향식 공천제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재보선 후보선정 문제를 노후보의 인선권이 대폭 강화될 특별대책위에 위임토록했다.

당권파와 쇄신파 등 노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의원도 늘고 있다.쇄신파는 오전 모임을 통해 노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기로 결의했다.최대 모임인 중도개혁포럼도 회장인 정균환(鄭均桓) 총무를 중심으로 노 후보체제 안정화를 적극 지원할 움직임이다.

반면 ‘후보 사퇴론자’들의 세는 축소되는 기류다.비주류의 주장이 비논리적이고,대안없는 화풀이성으로 당안팎에 비쳐지고 있다는 것이 주류측의 판단이다.

따라서 노무현체제 조기착근 여부는 자신이 앞으로 어떤 비전을 제시해줄 수 있느냐가 변수인 것 같다.

이춘규기자 taein@

■反盧측 물밑 반격준비

민주당 당무회의가 19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를 재신임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자,그동안 노 후보의 사퇴를 강력 주장했던 일부 비주류 의원들은 역부족을 의식한 듯 뒤로 물러서는 자세를 취했다.

이날 당무회의에 참석했던 후보교체론자들 상당수가 의견을 개진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지난 17일 기자회견을 통해 노 후보의 사퇴를 강하게 요구했던 안동선(安東善) 고문은 아예 회의에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이들 반(反)노무현 세력이 자신들의 주장을 접었다기보다는,일단 때를 기다리며 물밑에서 세규합 작업을 계속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실제 충청권의 송석찬(宋錫贊) 의원은 “수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노 후보를 재신임한 것은 철면피나 다름없는 국민기만행위”라고 강하게 성토한 뒤 “월드컵이 끝나면 지도부 사퇴 및 거국적 신당 창당 등을 위한 구체적 행동에 돌입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당무회의에 참석했던 이윤수(李允洙) 의원은 “8·8 재보선 결과가 나쁘면 후보재경선을 하는 것을 전제로 노 후보를 재신임해준 것”이라며 “결과가 나쁘면 노후보는 당연히 사퇴하고 정몽준(鄭夢準) 의원 등 외부인사를 영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인제(李仁濟) 의원의 측근인 이희규(李熙圭) 의원도 “당이 결정한 일을 어쩌겠느냐.”면서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모습으로 어떻게 국민을 설득하겠다는 건지 알 수 없다.”고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정가의 한 소식통은 “반노(反盧)파가 월드컵 열기와 대안부재론에 밀려 일단 후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8·8 재보선을 전후해 노 후보 및 당권파의 한계가 드러날 경우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노 후보 등 주류측이 이인제 의원을 대표로 옹립하는 등 화합책과 함께 반노파 의원들에 대한 각개격파를 시도할 가능성도 일각에서 거론된다.

주류측의 한 의원은 “일부 반노파 의원의 반발 배경에는 지방선거 공천과정에서 배제된 데 따른 서운한 감정도 작용하는 것 같다.”며 “이들이 큰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김상연기자 carlos@

■노무현후보 문답 “부패청산 확실히 해야”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는 19일 자신의 재신임 문제가 일단락된 직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과거 및 미래의 부패문제 청산프로그램을 제시하겠다.”고 밝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단절 의지로 해석됐다.이어 “좌고우면하지 않고 단호하고 확실하게 가겠다.”고 말했다.

-재신임을 받았는데. 더 잘하라는 채찍으로 받아들인다.일개 정치인이 아니라 당의 지도자로서 다시 태어나고,당도 거듭나는 자세로 새로 태어나야 한다.후보로서의 한달반 동안 국민들에게 지도자로서의 이미지를 보여주지 못했다.지도자로서의 정책과 행보를 해나가겠다.

-거듭날 보완 방안은 있는가. 금명 8·8재보선 대책기구 구성 등이 마무리되면 노무현프로그램을 가동해나가겠다.그동안 내 행보에 대한 국민적 비판도 잘 안다.

-재보선 결과가 나쁘면 재경선하겠다는 약속은 유효한가. 당내 이견을 조정해야 한다.문호개방을 위해 재경선 같은 방식을 열어놓음으로써 당내의 노선상 갈등을 효율적으로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당내외 새로운 도전에 당당하게 대응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 달라.

-재보선 공천 구상은. 보선결과는 내게 책임으로 돌아올 것이다.따라서 후보선정과정에서도 나에게 책임에 상응하는 기회(권한)를 주는 게 적절할 것이다.당헌·당규 내에서다.당에서 맡기면 사양하지 않겠다.

-상향식 공천제는 포기하나. 포기할 수 없다.다만 약점을 보완하는 장치가 필요하다.장기적으론 지구당을 토대로 해 민주적으로 만들고,단기적으론 중앙당이 적절하게 관여하고,그것도 안될 경우 예외적으로 상향공천을 유보하면 된다.

-부패정권 심판론이 지방선거 패인이란 시각이 있다. 재보선에서 좋은 후보를 공천해도 당이심판국면에서 못벗어나면 어렵다.과거(부패)문제에 대한 확실한 청산프로그램이 필요하다.지금까지 당이 이 문제에 대해 차별화나 단절식으로 대응한 것을 국민들이 용납안해 선거에서 참패했다.

-비주류의 반발 무마 대책은 있나.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큰 흐름을 잡아 거침없이 가겠다.내가 승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승리하는 게 더 중요하다.

이춘규기자
2002-06-2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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