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들의 전시행정이 빚는 불편은 무엇으로도 땜질할 수 없어요.월드컵을 맞는 태도도 마찬가지죠.”
한국 축구 대표팀이 스코틀랜드와의 평가전을 치른 16일부산시 연제구 거제동에 위치한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다음달 2002월드컵 3경기가 열리는 곳이다.
경기장으로 가는 길에 시청 앞을 지나던 택시 기사는 밀려든 차량 때문에 내내 푸념을 쏟아낼 정도로 ‘가다 서다’를 되풀이 하고 있었다.
교통지옥이 연출된 건 원래 우회도로가 빈약한데다 도로포장과 가로수 심는 작업으로 공사판이 되다시피한 상태여서 2∼3개 차선을 잡아먹었기 때문이다.
축구광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택시기사는 “행정당국이 월드컵을 실속 있게 치를 생각은 않고 멀쩡한 아스팔트를 파내는 등 겉멋 내기에만 급급한 결과”라면서 “때마침 선거철과 맞물리는 바람에 선심부터 쓰려는 행태는 더하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월드컵과 오는 10월 아시안게임 개최를 앞둔 부산 시민들이 제대로 대회를 치를지 우려하게 만드는 ‘속빈 강정’격의 행정 사례는 또 있다.
바로 경기장을 완공한지 8개월만에 관중석을 덮은 천막지붕이 찢긴 일이다.
독일제 특수천막 48개를 이어 붙여 올려놓은 지붕 30여곳이 최대 22㎝나 찢어져버렸다.
더욱 한심한 일은 비밀리에 보수공사를 진행하다가 이같은 사실이 사고 2개월째인 지난 14일 해외에까지 보도돼국제적인 망신을 샀다는 점이다.
지난달 코스타리카와의 국가대표팀 평가전이 열린 대구에서도 마찬가지로 시민들의 불평이 쏟아져 나왔다.
경기장 가는 길은 곳곳이 공사로 뜯겨져 교통 대란을 일으켰다.그러나 시내를 잇는 차량이라곤 몇 대의 셔틀버스뿐,충분한 대체 교통수단은 마련하지 않은 채 승용차 진입금지 등 통제에만 급급했다.
한국의 월드컵경기장 가운데 준비가 가장 잘 됐다는 대구가 이 지경이었다.
이처럼 시민들의 불편과 나라 망신을 부르는 ‘땜질 행정’이 10여일 앞으로 바짝 다가온 월드컵 분위기를 해치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가 기우에 그쳤으면 하는 게 대회의성공적인 개최에 대한 국민들의 바람이다.
“시민들이 월드컵 때 ‘차라리 텔레비전으로경기를 보는 게 낫겠다.’며 경기장으로 가는 발길을 돌리지나 않을까 걱정”이라는 부산 택시기사의 말을 월드컵조직위원회는 귀담아 들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송한수 기자 onekor@
한국 축구 대표팀이 스코틀랜드와의 평가전을 치른 16일부산시 연제구 거제동에 위치한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다음달 2002월드컵 3경기가 열리는 곳이다.
경기장으로 가는 길에 시청 앞을 지나던 택시 기사는 밀려든 차량 때문에 내내 푸념을 쏟아낼 정도로 ‘가다 서다’를 되풀이 하고 있었다.
교통지옥이 연출된 건 원래 우회도로가 빈약한데다 도로포장과 가로수 심는 작업으로 공사판이 되다시피한 상태여서 2∼3개 차선을 잡아먹었기 때문이다.
축구광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택시기사는 “행정당국이 월드컵을 실속 있게 치를 생각은 않고 멀쩡한 아스팔트를 파내는 등 겉멋 내기에만 급급한 결과”라면서 “때마침 선거철과 맞물리는 바람에 선심부터 쓰려는 행태는 더하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월드컵과 오는 10월 아시안게임 개최를 앞둔 부산 시민들이 제대로 대회를 치를지 우려하게 만드는 ‘속빈 강정’격의 행정 사례는 또 있다.
바로 경기장을 완공한지 8개월만에 관중석을 덮은 천막지붕이 찢긴 일이다.
독일제 특수천막 48개를 이어 붙여 올려놓은 지붕 30여곳이 최대 22㎝나 찢어져버렸다.
더욱 한심한 일은 비밀리에 보수공사를 진행하다가 이같은 사실이 사고 2개월째인 지난 14일 해외에까지 보도돼국제적인 망신을 샀다는 점이다.
지난달 코스타리카와의 국가대표팀 평가전이 열린 대구에서도 마찬가지로 시민들의 불평이 쏟아져 나왔다.
경기장 가는 길은 곳곳이 공사로 뜯겨져 교통 대란을 일으켰다.그러나 시내를 잇는 차량이라곤 몇 대의 셔틀버스뿐,충분한 대체 교통수단은 마련하지 않은 채 승용차 진입금지 등 통제에만 급급했다.
한국의 월드컵경기장 가운데 준비가 가장 잘 됐다는 대구가 이 지경이었다.
이처럼 시민들의 불편과 나라 망신을 부르는 ‘땜질 행정’이 10여일 앞으로 바짝 다가온 월드컵 분위기를 해치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가 기우에 그쳤으면 하는 게 대회의성공적인 개최에 대한 국민들의 바람이다.
“시민들이 월드컵 때 ‘차라리 텔레비전으로경기를 보는 게 낫겠다.’며 경기장으로 가는 발길을 돌리지나 않을까 걱정”이라는 부산 택시기사의 말을 월드컵조직위원회는 귀담아 들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송한수 기자 onekor@
2002-05-1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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