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길섶에서] ‘열림’ 버튼

[2002 길섶에서] ‘열림’ 버튼

이용원 기자 기자
입력 2002-04-29 00:00
수정 2002-04-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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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를 타자마자 ‘닫힘’버튼을 누르는 사람은 흔하지만 ‘열림’버튼부터 누르는 이는 보기 힘들다.문이 닫힐 때 누군가가 허겁지겁 뛰어오면 그제야 열림 버튼을 누르는 게 고작일 터이다.그런데 엘리베이터에 타면 바로 열림 버튼을 누르는 친구가 있었다.까닭을 물었더니 “열림버튼을 누르나 닫힘 버튼을 누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닫힘 버튼을 누르면 문이 닫히는 것처럼 누르고 있던 열림버튼에서 손을 떼도 문은 즉시 닫힌다는 것이다.다만 열림버튼에 손을 두고 있으면 급하게 타려는 사람을 금세 받아들일 수 있을 뿐이라고 했다.

마음의 문(門)도 같을 것이다.사람마다 가치 기준이 다르기에 남의 생각을 수용하기란 쉽지 않다.하지만 상대방과생각이 다르거나,또는 다를 것이라고 지레 짐작해 서둘러닫힘 버튼을 누를 이유는 없다.열림 버튼을 누르고 끈기 있게 대화를 나누다 보면 그가 결국 내 마음 안으로 들어오는일이 적지 않다. 마음의 문을 항상 열어두고 기다리는 습관을 기르자.

이용원 논설위원

2002-04-29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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