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눈] ‘주먹구구’서울시 분양가 잡기

[오늘의 눈] ‘주먹구구’서울시 분양가 잡기

심재억 기자 기자
입력 2002-04-20 00:00
수정 2002-04-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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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최근 ‘신규아파트 분양가 자율조정방안’이라는 것을 공표했다.아파트 분양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다음달부터 건축비가 평당 300만원을 넘으면 이를 낮추도록 권고하고 그래도 말을 안들으면 ‘국세청에 이른다.’는 것이 골자다.

취지는 좋다.최근 건설회사들이 염치없이 분양가를 올려대니 서울시로서도 뭔가 처방을 냈어야 했을 것이다.그러나 처방의 속내를 들여다 보면 곳곳에 졸속의 흔적이 역력하다.

가장 걱정되는 것은 핵심이랄 수 있는 분양가 산출기준.시는 “주변 아파트 시세를 따져 적정 분양가를 산출하겠다.”고 밝혔으나 여기에 구멍이 있다.

최근의 아파트가격 폭등세를 업고 형성된 기존 아파트의거품매매가를 공인(?)해 주는 웃기는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그러면 재건축 바람에 아파트매매가가 신규분양가를 훌쩍 넘어선 강남권에서는 분양가를 되레 올려주겠다는 말이냐.”며 의아해 하는 시민들의 심정이 이해가된다.

부동산정보지에 게재된 유사 아파트 거래가격이나 인접아파트의 3개월 평균 거래가를 기준으로 신규 아파트의 분양가를 조정하겠다는 발상 역시 ‘주먹구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이미 매매가에 반영된 ‘거품’은 그렇다 치더라도 단지규모나 위치,층수와 방향 등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인 것이 ‘인근 아파트’이다.도대체 어느 아파트를 기준으로삼겠다는 것인 지,또 기준가격 산정에 따른 불공정 시비로 봇물을 이룰 소송과 민원은 어떻게 감당할지 걱정이 앞선다.

서울시 배경동(裵慶東) 주택국장의 말은 한술 더 뜬다.“개인적으로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 시책을 마련했다.”고 밝혔으나 그 전문가들이 누군지는 말하지 않았다.이렇게중요한 시책이 국장 개인의 식견 차원에서 입안,결정됐다면 부작용과 후유증도 스스로 감당하고 처리할 것인지 궁금한 대목이다.오죽했으면 고건(高建) 시장까지 나서 좀늦더라도 시정개발연구원과 공동으로 개선책을 마련해 시행하라고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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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억 전국팀 기자 jeshim@
2002-04-2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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