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와 이슬람,그리고 유대교의 성지인 예루살렘이 피로 물들고 있다.
이스라엘 경찰이 지난 8일 동예루살렘 부근에서 자살 폭탄테러 용의자 마흐무드 살리를 체포,수갑을 채운 뒤 옷을 벗겨 땅바닥에 엎드리게 해놓고 머리에 총을 쏴 살해하는 모습을 담은 연속 사진이 공개됐다.이스라엘측은 살리가저항해 할 수 없이 살해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사진은 완전 제압된 그를 이스라엘 경찰이 즉결처형했음을 보여주고 있다.사진을 보는 순간 모든 생각이 정지되고 온몸에 전율을 느낄 정도로 충격적이다.
인권 침해의 가장 극단적인 형태인 즉결처형은 갈등이 무력충돌로 발전하는 곳에선 흔히 일어나곤 한다.유고 군·경이 알바니아계 주민이나 이슬람계 주민들을 즉결처형한사례들이 있었고 동티모르에서도 수없는 사례들이 보고됐었다.거슬러 올라가면 스페인 내전이나 중·일전쟁,쿠바혁명 때도 즉결처형은 인류의 공분을 불러일으킨 장본이었다.1969년 월남 사이공에서 경찰간부가 손이 뒤로 묶인 민족해방전선(베트콩) 간부를 노상에서 즉결처형하는 장면은반전운동을 더욱 거세게 불타오르게 했었다.AP통신의 에디 애덤스가 찍어 ‘사이공식 처형’이라는 이름을 붙인이 사진 한 장은 베트남전의 성격을 규정지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우리나라에서도 해방공간과 6·25전쟁을 거치면서 무수한 양민학살과 즉결처형이 일어나 현대사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다.하지만 만행을 저지른 자에게 반드시 응분의 대가를 치르도록 인류역사는 발전해 왔다.
예루살렘으로 돌아가자.이스라엘의 행동은 천인공노할 만행이다.중동사태가 여기까지 악화된 가장 큰 원인은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건설의 희망이 담긴 1993년 오슬로 협정의 실현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독립국가로의 길을함께 열어가기는커녕 즉결처형 등으로 성지 예루살렘의 땅을 피로 적시는 것은 문명 충돌의 방아쇠에 채워져 있는안전장치를 푸는 짓이다.
보복의 악순환이 끊이지 않는 중동에서 어느 일방을 두둔하거나 비난하기 어렵지만 최근 이스라엘이 취하고 있는강경책이 즉결처형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의장이 12일 이스라엘에 대해 “나치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비난했지만 나치의 만행으로 고난을 겪었던 유대인들이 그런 말을 듣는다는 것은역사의 아이러니다.
[강석진 논설위원 sckang@
이스라엘 경찰이 지난 8일 동예루살렘 부근에서 자살 폭탄테러 용의자 마흐무드 살리를 체포,수갑을 채운 뒤 옷을 벗겨 땅바닥에 엎드리게 해놓고 머리에 총을 쏴 살해하는 모습을 담은 연속 사진이 공개됐다.이스라엘측은 살리가저항해 할 수 없이 살해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사진은 완전 제압된 그를 이스라엘 경찰이 즉결처형했음을 보여주고 있다.사진을 보는 순간 모든 생각이 정지되고 온몸에 전율을 느낄 정도로 충격적이다.
인권 침해의 가장 극단적인 형태인 즉결처형은 갈등이 무력충돌로 발전하는 곳에선 흔히 일어나곤 한다.유고 군·경이 알바니아계 주민이나 이슬람계 주민들을 즉결처형한사례들이 있었고 동티모르에서도 수없는 사례들이 보고됐었다.거슬러 올라가면 스페인 내전이나 중·일전쟁,쿠바혁명 때도 즉결처형은 인류의 공분을 불러일으킨 장본이었다.1969년 월남 사이공에서 경찰간부가 손이 뒤로 묶인 민족해방전선(베트콩) 간부를 노상에서 즉결처형하는 장면은반전운동을 더욱 거세게 불타오르게 했었다.AP통신의 에디 애덤스가 찍어 ‘사이공식 처형’이라는 이름을 붙인이 사진 한 장은 베트남전의 성격을 규정지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우리나라에서도 해방공간과 6·25전쟁을 거치면서 무수한 양민학살과 즉결처형이 일어나 현대사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다.하지만 만행을 저지른 자에게 반드시 응분의 대가를 치르도록 인류역사는 발전해 왔다.
예루살렘으로 돌아가자.이스라엘의 행동은 천인공노할 만행이다.중동사태가 여기까지 악화된 가장 큰 원인은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건설의 희망이 담긴 1993년 오슬로 협정의 실현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독립국가로의 길을함께 열어가기는커녕 즉결처형 등으로 성지 예루살렘의 땅을 피로 적시는 것은 문명 충돌의 방아쇠에 채워져 있는안전장치를 푸는 짓이다.
보복의 악순환이 끊이지 않는 중동에서 어느 일방을 두둔하거나 비난하기 어렵지만 최근 이스라엘이 취하고 있는강경책이 즉결처형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의장이 12일 이스라엘에 대해 “나치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비난했지만 나치의 만행으로 고난을 겪었던 유대인들이 그런 말을 듣는다는 것은역사의 아이러니다.
[강석진 논설위원 sckang@
2002-03-13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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