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北겨냥 핵공격’ 위험하다

[사설] ‘北겨냥 핵공격’ 위험하다

입력 2002-03-12 00:00
수정 2002-03-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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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유사시 북한 등 7개국을 겨냥해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긴급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조지 W 부시 미 행정부는 또 대량살상무기가 배치돼 있는 깊숙한 지하시설의 파괴 등에 사용할 소형 핵무기를 개발하려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국제사회에 커다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미국의 LA타임스와 뉴욕타임스,워싱턴 포스트 등 주요 언론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럼즈펠드 미국방장관이 지난 1월8일 의회에 제출한 ‘핵태세 검토(Nuclear Posture Review)’라는 제목의 보고서는 북한과 이라크 이란 시리아 리비아 등과 중국 러시아를 핵공격 대상국으로 적시하고 있다.

이는 지금까지 전쟁 억지의 최후 수단으로 간주돼 왔던 핵무기를 선제공격용 전쟁무기로 사용하겠다는 의사를 드러낸 것으로 적시된 7개국은 물론 인접 국가,나아가 전세계의 안전과 평화를 크게 위협하는 것이다.보고서는 중국과러시아 등 핵보유국을 제외한 5개국에 대해 테러지원국이며 대량살상무기 개발이 활발하고 오랫동안 미국과 적대관계를 유지해 왔다며 핵 선제공격의 타당성을 주장하고 있다.하지만 이들 5개국은 모두 핵비확산조약(NPT)가맹국이다.NPT는 핵을 사용하지 않는 비핵보유국에 대해서는 핵을사용하지 않는다는 전제 위에 서 있다. 따라서 이들 국가에 대한 핵 선제공격은 NPT 정신에 크게 어긋나는 것으로핵무기를 포함한 군비경쟁을 격화시킬 우려가 크다.

최근 국제사회에서는 미국의 일방주의적 대외정책에 대한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부시 행정부는 탄도탄요격미사일(ABM)금지협정을 탈퇴한 데 이어 미사일방어망(MD) 구축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자국은 핵 공격으로부터 자유로운 반면 타국에는 선제공격도 불사하겠다는 일방적 발상은광범위한 핵 공포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아프간전에서 보듯이 미국은 이미 군사력과 군사 기술 수준에서 전세계를 압도하고 있는 실정이다.

소형 핵무기 개발에 따른 위험도 간과할 수 없다.과거 미국은 유럽에 핵지뢰를 배치했다가 반핵운동이 거세게 불자모두 철수시킨 적이 있다. 아무리 소형 핵무기라고 하더라도 그 피해를 과소 평가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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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함께 우리에게 가장 걱정스러운 것은 북한에 대한핵 사용 가능성이 한반도의 평화정착 과정을 혼란스럽게만들 것이라는 점이다.남북한은 1992년 효력을 발생한 ‘한반도의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등에 기초해 어려운 가운데서도 조금씩 평화를 향한 발걸음을 옮겨 왔지만 미국의 일방적 핵 선제공격 대상국 적시는 북·미 관계 개선에악재로 작용하는 것은 물론, 북한의 핵개발을 부추기는 부작용으로 나타나지 않을까 우려된다.미국은 일방적 핵전략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을 심각하게 받아들여 전면 재검토에 나서야 할 것이다.
2002-03-12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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