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임금가이드라인 논란

공기업 임금가이드라인 논란

김영중 기자 기자
입력 2002-02-05 00:00
수정 2002-0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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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공기업 가이드라인 준수 여부에 대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서울지하철 노사가 지난 3일 타결한 임·단협이행자부 지침인 임금인상률 6% 제한을 사실상 깨뜨렸다는지적에서다.

행자부는 지방공기업의 방만한 경영을 해결하기 위해 2000년 ‘지방공사·공단 인건비 집행지침’에서 “공기업 전체 임금인상률을 6%에서 묶고,어기면 회사 임원을 문책하고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국고 보조금 지급에도 불이익을 주겠다.”고 밝혔다.

◆지침 준수 여부=서울지하철 노사는 지침대로 총액 대비6% 인상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호봉승급 등 자연증가분 1.81% 추가 인상은 여기에 포함하지 않았다.앞서 도시철도공사 노사도 지난 2일 2002년 임금을 전년 총액 대비 6% 인상하되,호봉 승급 등 자연증가분 1.87%는 포함시키지 않기로 합의했다.

시설관리공단 노사도 자연증가분을 인상률에 포함시키지않았다.

임·단협을 타결한 3개 공기업 모두 겉으로는 행자부 지침을 따랐지만 실제로는 지키지 않은 셈이다.

◆행자부 입장=아직 공식적인 의견은 아니지만 일단지침을 지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행자부 관계자는 “지침에는 총액 대비 임금인상률 외에 노조가 구조조정 등을 받아들이는 조건으로 2%의 인센티브를 줄 수 있다.”면서 “지침 이상 인상하기로 한 자연증가분 1.18% 등은 이에 해당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행자부는 서울지하철공사가 2000년에 임금 14.31%를 인상,이번 임금 협상 자체가 문제가 있다는 주장에서한발 물러섰다.

2000년 임금 협상에 대한 책임을 지고 김정국 전 사장이물러났기 때문에 이번 협상은 유효하다는 것이다.

◆감사원 입장=이번 협상에서 행자부 지침을 위배했는지를 확인할 방침이다.감사원 관계자는 “현재로선 가이드라인인 6% 인상안에 승진 등 자연증가분을 제외한 정도의 내용만 알고 있다.”면서 “노사 자율협상은 존중하겠지만 행자부의 지침에 반하거나 이면계약 등을 했는지 여부를 오는 7월쯤 있을 전국 도시철도 특감에서 점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서울지하철공사는 감사원의 2000년 지방공기업 특감에서무파업의 대가로 과도한 임금인상과 부당승진 등을 한것으로 밝혀지는 등 경영평가에서 최하위를 기록,당시 김정국 사장이 해임 권고를 받았다.

◆문제점=우선 연간 적자가 8000여억원에 이르는 두 지하철 공사가 노사 평화를 명분으로 임금을 편법으로 올린 게 아니냐는 비난에서는 벗어나기 어렵다.

행자부도 지침이 실제적인 효과를 발휘하지 못해 ‘체면’을 구겼다는 지적을 피할 길이 없게 됐다.결국 지침대로 노사 합의를 한 100개 공사·공단 가운데 94개 공기업의불만만 높아져 내년 임금 협상에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김영중 정기홍기자 jeunesse@
2002-02-05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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