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엔론게이트’ 백악관 비화

美 ‘엔론게이트’ 백악관 비화

백문일 기자 기자
입력 2002-01-11 00:00
수정 2002-0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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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백문일특파원] 미국에서도 ‘정경유착’의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지난 연말 파산한 에너지 대기업 엔론의 백악관 로비설이 진원지다.

특히 딕 체니 부통령과 참모들이 엔론의 경영진과 6차례나 만난 것으로 밝혀져 ‘엔론 게이트’로 번지고 있다.더욱이 엔론의 경영진이 파산 직전에 주식을 팔아 10억달러 이상의 이익을 챙긴 것으로 밝혀져 법무부가 9일 범죄차원의 공식수사에 착수했다.

의혹은 지난해 5월 발표된 부시 행정부의 에너지 정책에서 출발한다.체니 부통령이 이끄는 국가에너지개발그룹(NEPDG)은 에너지 위기를 해결한다는 명분으로 천연가스 개발을 대폭 허용했다.

엔론은 세계 최대의 천연가스 공급 및 수요업체로서 가스거래량이 늘면 막대한 수수료를 챙기게 된다.엔론은 당시감춰진 수백억달러의 적자 때문에 하루하루의 금융비용조차 감당하기 벅찬 상태였다.

따라서 부시 행정부의 정책 결정에 엔론의 입김이 미쳤는지,이 과정에 금품 수수가 있었는지,백악관은 엔론의 재정상태를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 등이 초미의 관심사다.민주당은 백악관을 상대로 한 엔론의 로비 진상을 밝히라고정치적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의회 소속의 감사기관인 회계감사원(GAO)도 체니 부통령이 지난해 만난 에너지업계 경영진들의 명단을 한달 이내에 제출하지 않으면 백악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압박했다.백악관은 그동안 행정특권을 내세워 이같은 요청을 거절해 왔다.

상원 행정위원회는 24일 엔론 청문회를 열기로 했으며 조사소위원회는 엔론과 회계를 맡아온 아더 앤더슨의 관계자 51명에 대해 소환장을 발부하는 등 의회가 진상 조사에발벗고 나섰다.

연방정부 차원의 수사도 확대되고 있다.법무부는 엔론의주식사기 혐의를 수사하기 위한 실무팀을 구성했다.경영진들은 부당이익을 챙기면서도 직원들은 퇴직계정에 있는 주식을 팔지 못하게 해 수십억달러의 손해를 입힌 혐의를 두고 있다.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노동부도 행정조사에 들어가는 등파문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엔론 투자자들은 경영진의 주식매각 차익 10억달러를 동결해 달라고 엔론의 본사가 있는 휴스턴 연방지법에청원했다.담당 판사는 법원이 자산을 동결할 권한이 있음을 피력하며 심리를 열 것을 밝혔다.

앞서 백악관은 체니 부통령이 케네스 레이 엔론 대표를지난해 4월 한차례 만났으며 참모들은 10월 중순까지 접촉했다고 의회에 보낸 서한에서 밝혔다.그러나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에너지 정책개발팀이 엔론의 재정상태를 논의하거나 알고 있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한편 엔론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대선 캠페인 당시 11만달러를 내놓아 상위 기부자에 랭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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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p@
2002-01-11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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