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란 ‘유리방’ 등장 변태 치닫는 사회

음란 ‘유리방’ 등장 변태 치닫는 사회

한준규 기자 기자
입력 2001-11-24 00:00
수정 2001-11-24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유리로 가로막힌 밀실을 성인남녀에게 빌려주고,그들이 온갖 변태적인 음란행위를 벌이도록 부추기는 일본식 ‘유리방’이 주택가에 인접한 동네 상가에서 성업중이어서 주민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이런 업소들은 서울 천호동·마포,경기도 일산·분당,부산등 전국 10여곳에서 최근 문을 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그러나 당국은 이같은 신종 변태업소를 규제할 규정이 없어 단속에 속수무책이다.

지난 21일 밤 10시쯤 경기도 일산의 번화가 지하철역 근처.

‘쇼킹 유리방 등장’이라는 요란한 광고물이 내걸린 업소내부에는 희미한 조명 아래 복도를 따라 ‘쪽방’이라 불리는 밀실이 13개가량 설치돼 있었다.입구에는 시간당 ‘남자O만원,여자 O만원’이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1평 남짓한 쪽방은 대형 유리로 가로막혀 두칸으로 나뉘어있고,1인용 소파와 성인영화가 나오는 소형 TV 등이 있었다.

유리에는 공연장 매표창구보다 좀 더 큰 구멍이 뚫려 있어대화를 하거나 손을 집어넣을 수 있도록 돼 있다.

잠시 뒤 유리 건너편의 방에 30대 초반의 여자가 들어와 짤막하게 자신을 소개하고는 “‘현금박치기’이니까 지갑 안을 보여달라”면서 “상의를 벗느냐,하의를 벗느냐에 따라값이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한동안 이상한 동작을 연출하다 ‘2차’를 권유하면서 “화대는 비디오방이나 승용차,화장실 등 장소에 따라 다르다”고 말했다.이러는 중에도 업소 밖에서는 돈을 내고 방을 빌리려는 남녀들이 속속 찾아오고 있었다.

문제는 이 곳을 찾는 여성들이 대부분 경기침체로 이혼하거나 가출한 주부 또는 직장여성이라는 점이다.이들 여성은 성풍속도의 빠른 변화 탓인지,이런 일을 하면서 돈을 버는 데아무런 가책을 느끼지 않는 표정이었다.

경기도 부천에 산다는 주부 김모씨(35)는 “남편과 이혼한뒤 아들 둘과 살며 아동복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면서 “생활비 마련을 위해 일주일에 2∼3차례 정도 이곳을 찾는다”고 털어놓았다.또 남편과 자식을 둔 직장여성 한모씨(39),미대를 졸업한 뒤 미혼으로 문구팬시점에서 일하는 이모씨(31) 등 다른 여성들도 “하루 4시간가량 이 곳에서 시간을 보내며 2차를 자주 간다”고 귀띔했다.

이런 업소들이 이같이 남녀간의 ‘성거래’장소로 쓰이고있으나 당국은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일산구청 관계자는 “그런 업소가 있다는 사실을 처음 들으며,설령 그런 영업을 한다 해도 단속 규정이 없다”고 말했다.경찰 관계자는 “밀실 사용료를 낸 여성이 방안에서 스스로 옷을 벗는 것을 어떻게 처벌하느냐”면서 “윤락행위를 하는 현장을덮쳐야 하는데 단속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준규 이영표기자 hihi@
2001-11-24 2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