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테러전쟁/ 유엔 과도정부 권고 안팎

美 테러전쟁/ 유엔 과도정부 권고 안팎

백문일 기자 기자
입력 2001-11-15 00:00
수정 2001-1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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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백문일특파원] 유엔 주도의 ‘포스트 탈레반’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북부동맹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카불에 입성하자 권력 공백을 우려한 유엔의 행보도 빨라졌다.미국은 유엔을 지지하면서도 별도의 외교채널을 가동,아프간 과도정부 수립에서 사실상의 산파역을 맡고 있다.

유엔의 아프가니스탄 특사인 라크다르 브라히미는 13일 안전보장이사회에서 과도정부 수립안을 내놓았다.북부동맹을포함한 국내·외의 모든 정파가 참석하는 회의를 소집,2년임기의 임시정부를 구성하고 헌법을 제정할 임시위원회를선출하자는 내용이다.

임시정부와 헌법은 아프가니스탄이 정부를 구성하는데 전통적으로 활용해 온 수천명의 종족대표자 회의인 ‘로야 지르가’에서 인준토록 했다.

그는 특히 보안유지가 과도정부 수립에 절대적이라며 ‘다국적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유엔의 평화유지군은 정치적합의를 거치는데 수개월이 걸려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권고하지 않았다.미국과 유럽,이슬람 및 아랍권의 군대가 카불과 주요 도시에 주둔하는 게 현실적이라고덧붙였다.

이같은 제안은 이란,파키스탄등 아프간 주변 6개국과 미·러 등 이른바 ‘6+2’의 외무장관들이 12일 뉴욕에서 만나유엔에 과도정부의 수립을 위임한 직후 나온 것으로 미국의‘포스트 탈레반’ 구상에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과도정부에 국제적 합법성을 부여하기 위해 전면보다 막후에서 지휘하는 미국은 북부동맹에 대한 경고와 견제를 늦추지 않았다.카불점령에 환영의 뜻을 나타냈지만 “과도정부수립에 북부동맹의 특혜는 없다”고 분명히 못박았다.조지W 부시 대통령은 13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정상회담 이후 “종족을 초월한 아프간의 거국정부 수립 원칙에 변함이 없다”며 “협상테이블에서 어떠한 우선순위는없으며 이는 러시아와 유엔과의 공통된 생각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부동맹은 미국의 요청을 무시하고 카불로 진격한데 이어 즉각 군사·정치평의회를 구성하는 등 새정권 출범에 주도권을 장악하려는 모습이 확연했다.“아프간의 장래를 논의하기 위해 모든 정파가 카불로 오기를 바란다”고말해, 포스트 탈레반의 ‘주인’이 북부동맹임을 간접적으로 과시하기도 했다.

미국은 제임스 더빈스 특사를 로마에 보내 모하메드 자히르 샤 전 아프가니스탄 국왕과 접촉했다.양쪽 모두 부인했지만 새로 구성될 아프간 임시위원회의 의장직을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미국의 고위관리는 빠르면 15일 아프간 카불에서 정파를 초월한 첫 회의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더빈스 특사가 14일 파키스탄을 방문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한편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아프가니스탄 사태에긴박하게 대처할 시점”이라며 “과거처럼 특정 정파나 인종이 아프가니스탄을 차지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그러나 북부동맹이 우선권을 주장할 경우 과도정부 수립은 난관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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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p@
2001-11-15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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