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여,부디 조국에 남아 있는 우리 가족을 보호하소서.” 전쟁을 피해 인접한 타지키스탄으로 피란온 아프가니스탄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기도뿐이다.이슬람 사원곳곳에서 끼리끼리 모여 기도하는 아프간인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아프간 공습이 시작된 지 꼭 1주일째이자첫 일요일인 14일에도 이들은 고향에 남은 가족들의 안전과 속히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길 간구하는 기도를알라에게 올렸다.
타지키스탄 정부가 아프간인들이 모이는 것을 금지하고있기 때문에 은밀히 모인 이들은 악수와 포옹으로 불안한마음을 달래려 노력하면서도 “가족 생각에 일도 손에 잡히지 않고,뜬 눈으로 밤을 새고 있다”고 심경을 토로했다.그러나 곧 “알라께서 우리 가족들을 굳게 지켜주실 것”이라며 서로를 위로했다.
수도 카불 북쪽 60㎞에 자리잡은 자부루사라지가 고향인압두르그 리요시(32)는 5년 전 부모와 형제 3명,부인,아이들을 데리고 타지키스탄으로 왔다.그는 그러나 고향에 남은 또 다른 형제들 때문에 걱정이 끊이지 않는다.리요시는열흘 전까지도 아프가니스탄에 남은 형과 전화통화도 되고편지도 주고 받았지만 이제 모든 것이 파괴돼 매달 보내던50달러의 송금도 불가능해졌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아버지는 하루 종일 신문과 방송을 보면서 형님가족과 동생들의 소식을 알아보라고 성화”라면서 “혹시아프가니스탄에 들어갈 계획이 있다면 형님 가족들을 꼭찾아 돈과 식량을 전해 달라”고 매달렸다.
탈레반에 불경죄 혐의로 체포돼 고문을 받고 2년 전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한 아샴 다드(46)는 부모와 아내,자식 8명이 카불에 있다.다드는 “총알을 뚫고라도 당장 카불로 달려가 가족들을 데리고 나오고 싶다”면서 “먹을 것도 다떨어졌을 텐데,어떻게 살고 있는지,폭격에 죽은 가족은 없는지 걱정”이라며 침울해했다.
전직 육군 준장으로 내전을 피해 가족을 이끌고 7년 전타지키스탄으로 온 아부르드 수폰(45)도 카불에 형님 가족이 남아 있다.수폰은 “몸은 타지키스탄에 있지만 마음은카불에 가 있다”면서 “길만 뚫리면 당장 고향으로 달려가 형님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수폰은 “탈레반과 같은이슬람 근본주의자들과 오사마 빈 라덴을 비롯한 테러리스트들이 국민들에게 고통을 강요하고 있다”면서 “탈레반이 축출돼 민주국가가 세워지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털어놨다.
한편 타지키스탄은 요즘 두개의 모습을 띠고 있다.사방에서 몰려드는 외신기자들로 갑작스런 ‘전쟁특수’가 반가운 반면 아프간 국경을 넘어 들어오는 난민들을 줄이기에안간힘을 쓰고 있다.이리저리 쫓아다니는 외신기자들과 우왕좌왕하는 아프간 난민들의 모습이 뒤섞여 있다.
미국의 아프간 공격이 시작된 뒤 두샨베에 도착한 외국기자들은 800여명.이들에게는 안내인과 차량이 반드시 따라붙는데 안내인과 운전사가 받는 돈이 하루 100달러.일반타지크인들의 몇달치 월급을 하루에 버는 셈이다.능력있는사람은 부르는 게 값이다.
타지크에서 아프간 국경을 넘는 방법 중 가장 선호되는것은 북부동맹이 운행하는 소형 비행기나 헬리콥터.각각 1대밖에 없지만 그나마 뜨지 않는 날이 더 많다.국경을 넘을 때는 400달러,돌아올 때는 500달러를 줘야 한다.그래도외신기자들은 이 교통편을 이용하기 위해 줄을 선다. 몇몇외신은 아예 헬리콥터까지 들여왔다.
아프간에 도착해도 현지 안내인과 차량은 별도 비용이다.
하루에만 수백달러가 든다.아프간에 한번 들어갔다 나오는데는 1만달러가 든다는 게 두샨베 ‘외신기자 사회’의 정설이다.아프간에서 유행하는 것으로 알려진 말라리아와 콜레라, 충분하지 않은 숙박시설로 인한 노숙의 가능성, 극심한 통신장애 등이 기다리고 있는데도 그렇다.
몇몇 외신기자들이 아프간으로 들어가는 것을 포기,전투지역을 육안으로 볼 수 있는 접경 고산지대로 가는 바람에이곳에 위치한 민간인들의 집은 대부분 외신기자들에게 임대됐다.
전영우·이영표 특파원 anselmus@
타지키스탄 정부가 아프간인들이 모이는 것을 금지하고있기 때문에 은밀히 모인 이들은 악수와 포옹으로 불안한마음을 달래려 노력하면서도 “가족 생각에 일도 손에 잡히지 않고,뜬 눈으로 밤을 새고 있다”고 심경을 토로했다.그러나 곧 “알라께서 우리 가족들을 굳게 지켜주실 것”이라며 서로를 위로했다.
수도 카불 북쪽 60㎞에 자리잡은 자부루사라지가 고향인압두르그 리요시(32)는 5년 전 부모와 형제 3명,부인,아이들을 데리고 타지키스탄으로 왔다.그는 그러나 고향에 남은 또 다른 형제들 때문에 걱정이 끊이지 않는다.리요시는열흘 전까지도 아프가니스탄에 남은 형과 전화통화도 되고편지도 주고 받았지만 이제 모든 것이 파괴돼 매달 보내던50달러의 송금도 불가능해졌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아버지는 하루 종일 신문과 방송을 보면서 형님가족과 동생들의 소식을 알아보라고 성화”라면서 “혹시아프가니스탄에 들어갈 계획이 있다면 형님 가족들을 꼭찾아 돈과 식량을 전해 달라”고 매달렸다.
탈레반에 불경죄 혐의로 체포돼 고문을 받고 2년 전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한 아샴 다드(46)는 부모와 아내,자식 8명이 카불에 있다.다드는 “총알을 뚫고라도 당장 카불로 달려가 가족들을 데리고 나오고 싶다”면서 “먹을 것도 다떨어졌을 텐데,어떻게 살고 있는지,폭격에 죽은 가족은 없는지 걱정”이라며 침울해했다.
전직 육군 준장으로 내전을 피해 가족을 이끌고 7년 전타지키스탄으로 온 아부르드 수폰(45)도 카불에 형님 가족이 남아 있다.수폰은 “몸은 타지키스탄에 있지만 마음은카불에 가 있다”면서 “길만 뚫리면 당장 고향으로 달려가 형님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수폰은 “탈레반과 같은이슬람 근본주의자들과 오사마 빈 라덴을 비롯한 테러리스트들이 국민들에게 고통을 강요하고 있다”면서 “탈레반이 축출돼 민주국가가 세워지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털어놨다.
한편 타지키스탄은 요즘 두개의 모습을 띠고 있다.사방에서 몰려드는 외신기자들로 갑작스런 ‘전쟁특수’가 반가운 반면 아프간 국경을 넘어 들어오는 난민들을 줄이기에안간힘을 쓰고 있다.이리저리 쫓아다니는 외신기자들과 우왕좌왕하는 아프간 난민들의 모습이 뒤섞여 있다.
미국의 아프간 공격이 시작된 뒤 두샨베에 도착한 외국기자들은 800여명.이들에게는 안내인과 차량이 반드시 따라붙는데 안내인과 운전사가 받는 돈이 하루 100달러.일반타지크인들의 몇달치 월급을 하루에 버는 셈이다.능력있는사람은 부르는 게 값이다.
타지크에서 아프간 국경을 넘는 방법 중 가장 선호되는것은 북부동맹이 운행하는 소형 비행기나 헬리콥터.각각 1대밖에 없지만 그나마 뜨지 않는 날이 더 많다.국경을 넘을 때는 400달러,돌아올 때는 500달러를 줘야 한다.그래도외신기자들은 이 교통편을 이용하기 위해 줄을 선다. 몇몇외신은 아예 헬리콥터까지 들여왔다.
아프간에 도착해도 현지 안내인과 차량은 별도 비용이다.
하루에만 수백달러가 든다.아프간에 한번 들어갔다 나오는데는 1만달러가 든다는 게 두샨베 ‘외신기자 사회’의 정설이다.아프간에서 유행하는 것으로 알려진 말라리아와 콜레라, 충분하지 않은 숙박시설로 인한 노숙의 가능성, 극심한 통신장애 등이 기다리고 있는데도 그렇다.
몇몇 외신기자들이 아프간으로 들어가는 것을 포기,전투지역을 육안으로 볼 수 있는 접경 고산지대로 가는 바람에이곳에 위치한 민간인들의 집은 대부분 외신기자들에게 임대됐다.
전영우·이영표 특파원 anselmus@
2001-10-1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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