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주 재판 이모저모

언론사주 재판 이모저모

입력 2001-09-25 00:00
수정 2001-09-25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언론사주에 대한 첫 재판이 열린 24일 서울지방법원은 아침부터 긴장감이 감돌았다.이날 공판에서 변호인측은 모두진술에서부터 검찰의 공소사실을 조목조목 반박하거나 세무조사의 정치적 성격을 물고 늘어져 앞으로의 재판이 험난할 것임을 예고했다.

◆이날 오후 1시50분쯤 잇달아 도착한 호송 차량에서 내린언론사주들의 얼굴에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특히 건강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동아일보 김병관 전 명예회장은 수감생활이 힘들지 않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고개를 떨군 채 불편한 몸짓으로 걸음을 옮겼다.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은 눈이 조금 충혈됐으나 사진기자들의 플래쉬 세례에 잠시 멈춰 서는 등 의연한 모습을 보이려고 애썼다.

◆법원은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곳곳에 경비병력을 배치했다.피고인은 1∼2명에 불과한데도 법정마다 교도관만 10여명씩 배치했을 뿐 아니라 법정 입구에도 3∼4명의 법정경위를 배치했다.법정에 이르는 주요 통로에도 법정경위 1∼2명이 배치됐다.

조선일보 공판에는 120여명의 방청객이 몰렸으나 동아일보 공판에는 30여명에 불과해 대조를 이뤘다.

◆검찰은 모두진술을 공소장으로 대신하는 등 조심스럽게접근한 반면 피고인측은 적극적으로 모두진술 기회를 요구했다.

검찰은 모두진술을 하라는 재판부의 요구에 “공소장으로대신 하겠다”거나 “간략하게 공소요지만 읽겠다”고 했다.그러나 변호인측은 “검찰의 공소사실은 법리적으로나 현실적으로 형사고발 대상이 될 수 없는 내용”이라면서 모두진술부터 피고인들의 무죄를 강력히 주장했다.또 헌법이 보장하는 무죄추정의 원칙을 강조하며 언론사주들에 대한 불구속 재판을 역설했다.

◆조선·동아 두 언론사 사주의 건강 차이는 재판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조선일보 방상훈 사장과 불구속기소된 동아일보 김병건 전 부사장은 또렷한 목소리로 검찰과 변호인의 신문에 답했다.그러나 동아일보 김병관 전 명예회장은 말을 극도로 아꼈다.방 사장은 “세무조사 훨씬 이전부터 정부비판기사 때문에 압력을 받아왔다”면서 “그때부터 감옥에 갈 각오를 한 만큼 모든 것을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김 전 명예회장은 검찰의 신문에 힘없는 목소리로 겨우 대답을 이어가다 “약을 먹어야겠다”고 말하는 등 불편한 기색이 역력했다.결국 검찰은 김 전 회장의 건강을 고려,더이상 신문을 진행하지 않았다.

조태성기자 cho1904@
2001-09-25 2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결혼식 생략? '노웨딩'에 대한 여러분 생각은?
비용 문제 등으로 결혼식을 생략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노웨딩에 대한 여러분은 생각은?
1. 결혼식 굳이 안해도 된다.
2. 결혼식 꼭 해야 한다.
-->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