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길섶에서/ 검색대 위의 식칼

2001 길섶에서/ 검색대 위의 식칼

장윤환 기자 기자
입력 2001-09-17 00:00
수정 2001-09-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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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여년 전 런던 히드로 공항에서 파리로 가기 위해 검색대를 통과하는데 검색요원이 백을 열어보라고 했다.백을열어보이던 필자는 소스라치게 놀랐다.독일에서 산 주방기구 꾸러미가 그 속에 들어 있는 게 아닌가.수하물로 처리해야 할 백과 들고 탈 백이 바뀐 것이다.검색요원이 급히포장지를 풀었다.식칼 두 개와 조리용 가위 하나.식칼은부엌에서나 식칼이지 공항 검색대 위에서는 꼼짝 없는 흉기였다.

필자는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식칼들을 포기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그렇게 해결될 일이 아니었다.그 요원은 필자가파리에서 머물게 될 주소와 전화번호를 물어보고 직접 파리에 전화를 해서 확인했다.식칼을 압수당하고 허둥지둥비행기에 올라 드골 공항에 도착했다.수하물 찾는 곳에 가서 짐을 챙기는데 눈에 익은 포장지 꾸러미가 수하물 회전벨트 위에서 돌고 있는 게 아닌가.영국 검색요원이 식칼꾸러미를 같은 비행기로 보내주었던 것이다.

미국 테러참사 이후 공항 검색이 부쩍 강화됐다는 보도를보고 생각난 일이다.

장윤환 논설고문

2001-09-1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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