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원(林東源)통일부 장관의 해임건의안이 국회에서 가결됨에 따라 민주당 총재인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김종필(金鍾泌)자민련 명예총재간의 DJP 공조는 붕괴됐다.정치권은 ‘2여 1야’에서 ‘1여 2야’체제로 바뀌게 됐고, 국회 의석 분포도 여소야대가 됐다.김 대통령은 그야말로 집권 소수당을 이끌면서 국정을 운영해야 하는 참으로 어려운 국면을 맞게 됐다.민주당은 소수 정권의 한계를 현실대로 인식하면서 이를 극복해 나가야 한다.
민주당은 여러 가지 난관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자민련과의 어정쩡한 공조에 따른 폐해를 반성하면서 이를 단계적으로 극복해 나갈 때 새로운 국정운영의 틀을 착근시킬수 있을 것이다.따지고 보면 4년 전 대통령선거 때 DJP 공조는 내각제를 연결 고리로 하여 이뤄진 것이었으나 그 뒤이 고리가 끊김으로써 사실상 공조의 끈도 끊긴 것이나 마찬가지였다.돌이켜 보면 민주당과 자민련은 노선면에서도개혁과 보수로 괴리가 컸고, 공조 때문에 불가피했던 ‘이적(移籍)의원’ ‘자민련 장관 몫 나눠주기’로 많은 비판을 감수해야 했다.
여소야대의 소수 정권으로서 국정을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가.이 문제에 대한 답은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한마디로 ‘국민을 상대로 정책을 호소하는 정치’를 펼 수밖에없다.
이것은 참으로 외로운 투쟁일 수도 있고 구도자와 같은 스스로의 인내를 요구할 수도 있다. 동시에 대의(大義)와 원칙을 따르는 큰 정치를 해야 하고 정책 추진에 있어 국민공감대 형성을 첫번째 고려요소로 삼아야 한다. 명분만 좋다고 국민의 지지라는 바탕도 없이 무조건 추진하다가는역작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을 상대로’하는 정치는 ‘수(數)의 정치’를 지양하고 ‘질(質)의 정치’를 추구하는 것이다. 이럴 경우 국정 집행과 정책 추진의 기준은 국민의 시각에서 판단해야하며 항상 민족과 역사를 생각하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그렇다면 그 구체적인 방법론은 무엇일까. 그것은 우선 야당과의 대화를 활성화하는 것이다. 이때의 야당과의 대화는지금까지처럼 여야 영수회담이 마치 여야대화의 전부인 것처럼 인식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이보다는 국회에서 개별 입법이나 정책에 대해 공개토론으로 쟁점을 부각시키고,이를 바탕으로 타협해 접점을 찾는 방식에 우선을 두어야 한다.이 과정에서 정부와 여당은개별 입법이나 정책 사안을 두고 이를 반대하는 야당 의원개개인과도 원안의 수정을 통해 타협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우리 의회정치 수준이나 정당정치의 풍토가 아직까지 당론지상주의에 얽매여 있어 자유투표제(cross voting)실시를 일반화하기에는 이른 감이 없지 않다. 그러나 앞으로는 의원들이 특정 입법이나 정책에 어떤 입장을 취했느냐를 기록으로 남겨 다음 총선에서 유권자들로부터 심판받는 정치문화로 바꿔나가야 한다.
‘국민을 상대로’하는 정치에 있어 지양해야 할 점이 있다면 세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째는 목표의 100% 달성이라는 과욕은 잊어야 한다.60∼70% 달성도 대단한 성공으로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둘째로,진보·보수 등의 인위적인 정계개편을 시도해서는안된다.현실적으로 어렵기도 하거니와 결국 부작용만 거세질 것이다.
셋째는 거리의 피켓 정치나 구호 정치의 유혹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자칫 소수 정권은 이같은 유혹에 빠지기 쉽지만 ‘대의에 바탕을 둔 큰 정치’를 펴면 국민은 전폭적인지지를 보낼 것이다.
김 대통령이 당면한 현안은 자민련과의 공조 붕괴에 따른국정운영의 공백을 최소화하고,폭넓은 당정개편을 통해 국정운영의 틀을 새로 마련하는 것이다.
앞으로 남은 1년 반 임기 동안에 남북 화해협력 정책을 지속하는 가운데 경제를 회생시키는 것이 최대의 과제일 것이다.당정개편은 결국 인사로 나타나는 것이며 인재의 등용은 큰 정치의 시각에서 이뤄져야 한다.당정개편에서부터‘국민을 상대로’하는 큰 정치를 펴야 한다.
이경형 수석 논설위원 khlee@
민주당은 여러 가지 난관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자민련과의 어정쩡한 공조에 따른 폐해를 반성하면서 이를 단계적으로 극복해 나갈 때 새로운 국정운영의 틀을 착근시킬수 있을 것이다.따지고 보면 4년 전 대통령선거 때 DJP 공조는 내각제를 연결 고리로 하여 이뤄진 것이었으나 그 뒤이 고리가 끊김으로써 사실상 공조의 끈도 끊긴 것이나 마찬가지였다.돌이켜 보면 민주당과 자민련은 노선면에서도개혁과 보수로 괴리가 컸고, 공조 때문에 불가피했던 ‘이적(移籍)의원’ ‘자민련 장관 몫 나눠주기’로 많은 비판을 감수해야 했다.
여소야대의 소수 정권으로서 국정을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가.이 문제에 대한 답은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한마디로 ‘국민을 상대로 정책을 호소하는 정치’를 펼 수밖에없다.
이것은 참으로 외로운 투쟁일 수도 있고 구도자와 같은 스스로의 인내를 요구할 수도 있다. 동시에 대의(大義)와 원칙을 따르는 큰 정치를 해야 하고 정책 추진에 있어 국민공감대 형성을 첫번째 고려요소로 삼아야 한다. 명분만 좋다고 국민의 지지라는 바탕도 없이 무조건 추진하다가는역작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을 상대로’하는 정치는 ‘수(數)의 정치’를 지양하고 ‘질(質)의 정치’를 추구하는 것이다. 이럴 경우 국정 집행과 정책 추진의 기준은 국민의 시각에서 판단해야하며 항상 민족과 역사를 생각하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그렇다면 그 구체적인 방법론은 무엇일까. 그것은 우선 야당과의 대화를 활성화하는 것이다. 이때의 야당과의 대화는지금까지처럼 여야 영수회담이 마치 여야대화의 전부인 것처럼 인식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이보다는 국회에서 개별 입법이나 정책에 대해 공개토론으로 쟁점을 부각시키고,이를 바탕으로 타협해 접점을 찾는 방식에 우선을 두어야 한다.이 과정에서 정부와 여당은개별 입법이나 정책 사안을 두고 이를 반대하는 야당 의원개개인과도 원안의 수정을 통해 타협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우리 의회정치 수준이나 정당정치의 풍토가 아직까지 당론지상주의에 얽매여 있어 자유투표제(cross voting)실시를 일반화하기에는 이른 감이 없지 않다. 그러나 앞으로는 의원들이 특정 입법이나 정책에 어떤 입장을 취했느냐를 기록으로 남겨 다음 총선에서 유권자들로부터 심판받는 정치문화로 바꿔나가야 한다.
‘국민을 상대로’하는 정치에 있어 지양해야 할 점이 있다면 세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째는 목표의 100% 달성이라는 과욕은 잊어야 한다.60∼70% 달성도 대단한 성공으로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둘째로,진보·보수 등의 인위적인 정계개편을 시도해서는안된다.현실적으로 어렵기도 하거니와 결국 부작용만 거세질 것이다.
셋째는 거리의 피켓 정치나 구호 정치의 유혹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자칫 소수 정권은 이같은 유혹에 빠지기 쉽지만 ‘대의에 바탕을 둔 큰 정치’를 펴면 국민은 전폭적인지지를 보낼 것이다.
김 대통령이 당면한 현안은 자민련과의 공조 붕괴에 따른국정운영의 공백을 최소화하고,폭넓은 당정개편을 통해 국정운영의 틀을 새로 마련하는 것이다.
앞으로 남은 1년 반 임기 동안에 남북 화해협력 정책을 지속하는 가운데 경제를 회생시키는 것이 최대의 과제일 것이다.당정개편은 결국 인사로 나타나는 것이며 인재의 등용은 큰 정치의 시각에서 이뤄져야 한다.당정개편에서부터‘국민을 상대로’하는 큰 정치를 펴야 한다.
이경형 수석 논설위원 khlee@
2001-09-0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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